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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종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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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두산 2군감독 “꿈같은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지만…”
박윤 SK 2군 외야수 “아버지 닮았다는 소리 들으면 기분 짱”
1루 더그아웃의 아버지는 그라운드 위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들은 상대팀 선수다. 혹시 같은팀 선수들이 눈치챌까 선글라스를 낀 채 아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두산 베어스 박종훈(48) 2군 감독과 SK 와이번스 새내기 외야수 박윤(19). 박 감독은 프로 데뷔(1983년) 첫해 최다안타상과 신인왕·골든글러브를 휩쓴 스타였지만, 아들은 아직 1군 신고를 하지 못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프로야구 선후배이기도 한 이들의 얘기를 편지형식으로 구성했다.
“아빠가 야구 많이 반대했었지?”
아들에게=윤아, 지난번 경기 모습을 보니 조금 더 다듬어져야 할 것 같더라. 타격 폼이 많이 흐트러져 있더구나. 송구나 베이스 러닝 보완도 필요하고. 네가 프로선수가 되었다니 아빠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단다. 너만 인천에서 숙소생활을 따로 하다 보니 예전보다 대화가 줄어들어서 마음이 조금 허전하기도 하고 ….
그러고 보니 네가 처음 야구를 하겠다고 했던 때가 생각나는구나. 아빠가 많이 반대했었지? 네가 머리도 아프고, 몸도 고통스러운 야구선수가 되는 게 싫었단다. 공부만 했으면 몸이라도 편했을텐데. 그래도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겠다 싶어 시켰는데 곧잘 따라하는 네가 아주 대견스러웠지. 나처럼 되라고는 하지 않겠다.
요즘 신인들이 1군에서 자리를 꿰차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꿈같은 일이 일어나서 신인 때부터 1군을 쫓아다녔으면 싶지만, 프로라는 곳이 과정이 있으니까 강하게 컸으면 좋겠다. 2군에 몸담고 있어도 네가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그려봤으면 하는구나. 너와 찍은 사진이 있나 싶어 찾아봤더니 없더라. 운동하는 부자의 비애라고 할까. 이참에 사진 한번 같이 찍자구나. 예전에 함께 자주 가던 목욕탕도 같이 가고. 네 등짝 한번 밀어주고 싶구나, 하하. “아버지랑 저랑 타격 폼과 뛰는 모습이 똑같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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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외야수 박윤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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