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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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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약한 방망이’ SK 고공비행 비결은 ‘응집력’
3할타자 전무·팀타율 5위면서득점력 1위·잔루는 가장 적어
김감독 ‘긴장모드’ 선수들 요리 26일 현재 SK 팀 타율은 0.257. 8개 구단 중 5위에 불과하다. 바닥을 헤매는 KIA가 0.250인 것과 비교하면, 어떻게 저런 ‘방망이’로 선두를 달릴 수 있을까 의심이 갈 만하다. 규정타석을 기준으로 팀내 타격 1위 최정의 타율이 0.265, 2위 박재홍도 0.255다. 이 두명만이 타격 30걸에 들었는데 각각 26위와 30위로 턱걸이했을 정도다. 규정타석(경기수(66)X3.1=204)을 채운 선수도 최정 박재홍 박경완 3명뿐이다. KIA를 뺀 나머지 6개팀 모두 규정타석을 채운 주전 타자들이 5명을 웃돌고 있다. 이런 시원찮은 타력에도 SK의 득점력은 유일하게 300점을 넘어선 1위(316점)다. 타율이 가장 높은 현대(0.276)도 팀 득점은 281점이니 고개가 갸웃뚱거려진다. 도대체 어떤 비밀이 있길래 빈타로 ‘구슬을 꿰는’ 것일까? 해답은 타선의 응집력에 있다. 팀 타점(296개), 팀 루타(895개)에 2루타(109개) 홈런(59개)까지 모두 1위다. 여기에 3루타(15개)와 도루(69개)가 2위이고, 몸맞는공 1위(40개)가 보여주듯 몸을 던지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고 있다. 잔루가 8개 구단중 가장 적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에 강하다는 팀의 집중력을 웅변해주고 있다. 이렇 듯 외견상 허약해보이는 팀 타격 속에 매서운 발톱이 자라게 된 것은 김성근(사진) 감독의 ‘독특한 용병술’ 때문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경기력이 떨어지면, 바로 선수를 교체함으로써 선수 전원이 긴장감을 갖고 열띤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단 그라운드에 서면 고참이나 이름값, 연봉 액수는 경기력 뒤로 물러나게 마련이다. 선수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잘 궤뚫고 있는 김성근 감독의 선수 운용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롯데의 방문경기 4연승을 저지하며, 최근 6연승을 달린 ‘SK 고공 비행’의 이유를 굳이 방망이에서만 찾는다면 말이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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