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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한 투수가 2군 경기내용을 기록지에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 2군 경기에서는 한국야구위원회 공식기록위원 외 구단기록원이나 전력분석요원이 따로 없어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이 각종 기록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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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이 하루, 추억할 때 오겠지…
전기료 아끼려 땡볕아래 경기컵라면·빵으로 점심 때우고 ■ 오전 8시= 두산 2군 선수들이 잠실구장에서 경기도 이천구장으로 출발하는 시간이다. LG는 8시30분 출발. 구리구장은 30분 거리라서 그렇다. 출발시간을 맞추려면 늦어도 오전 6시30분까지는 일어나야 한다. 때문에 전날 친구를 만났거나, 술을 마시면 지각하기 일쑤다. 일반 샐러리맨 생활과 비슷하다. 다른 2군들도 사정은 똑같다. 2군 생활을 오래 하다가 올해야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 SK 박재상은 “무엇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힘들었다”면서 “2군에 계속 있다가 1군에 올라오면 3일 정도는 시차적응이 안된다. 몸은 정말 힘든 데도 오전 6시면 눈이 번쩍 뜨인다”고 했다. ■ 오전 10시 =가볍게 몸을 푼 뒤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배팅 케이지나 장비 등은 선수들이 직접 옮겨야 한다. 가끔씩은 땅을 고르는 일까지 한다. 운동장 보조요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가 국내로 돌아온 송승준(롯데)은 “한국의 2군에서는 경기진행을 도와주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운동장 정비 등 야구 외적인 면만 놓고 보면 한국의 2군리그는 미국의 루키(신인)리그 수준밖에 안된다”고 했다. 진행요원 거의 없어
직접 땅 고르기도
비번인 투수가 기록지 ‘당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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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등으로 식사를 때우기 위해 더그아웃 벤치에 사발면 등 먹거리가 잔뜩 놓여 있다(위). 한화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 의자에 앉아 샌드위치를 나눠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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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시즌 기간 전·후로 8개 구단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선수(외국인선수 제외)는 모두 84명. 이들 중 1군 무대를 한번도 밟지 못하고 방출당한 사람은 35명. 이 가운데는 올시즌 신고선수로 입단해 다시 1군의 문을 두들기는 선수도 있다. 2군의 삶은 고되고, 언제 방출될 지 모르는 두려움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런 삶속에서 2001년 투수 3관왕에 올랐던 신윤호(LG)가 탄생했고 올해도 박재상 조동화(SK) 고영민(두산) 등이 오랜 2군 수업을 거쳐 1군에서 활약중이다. “한번 밟아본 1군을 그리면서 2군에서 처절하게 살아남고자 했던 게”(조동화) 그들 힘의 원천이다. 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1군은… ‘출근’도 느긋, 숙소는 호텔 ■ 프로야구 1군의 하루는 오후 6시30분 안방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은 보통 오후 2시30분까지 구장으로 나온다. 특별타격훈련이 있는 선수는 그보다 1시간 정도 일찍 나오지만, 대부분 점심을 먹고 구장으로 온다. 오후 4시30분 정도면 타격훈련과 수비훈련이 모두 끝난다. 배팅 케이지 등 장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쓸 필요가 없다. 이후에는 이른 저녁을 먹은 뒤 경기 시작 전까지 라커룸에서 휴식을 취한다. 식사는 보통 구내식당에서 먹는데, 뷔페로 준비되는 곳도 있다. 10시쯤 경기가 끝나면, 지인을 만나러 가거나 집으로 돌아간다. 물론 더러 구장에 남아 ‘나머지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원정을 떠난 선수들은 평균 오후 4시께 구장으로 모이며, 훈련 뒤 묵고 있는 호텔에서 마련해준 음식으로 간단한 요기를 한다. 경기가 끝나면 식사를 하고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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