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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태가 지난 17일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 시구에 앞서 더그아웃에서 후배와 몸을 풀고 있다.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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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서 시구한 박정태
‘흔들흔들’ 악바리 박정태(38). 그 이름은 ‘승부근성’의 상징이었다. 지금도 사직구장을 찾는 롯데 자이언츠 팬이라면, 애 어른 할 것 없이 그를 추억한다. 1992년 10월14일, 3위 롯데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던 잠실야구장. 어느덧 전설처럼 돼버린 그 해 마지막 장면도 박정태의 손발에서 끝났다. 그날 이후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과 인연이 끊겼다. 팬들에게 새겨진 박정태의 이미지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19일 부산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박정태를 비롯한 당시 우승멤버들이 시구자로 선정된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지난해부터 롯데 2군 타격코치를 맡은 그는 “팬들 앞에 다시 서게 돼 영광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응국(현대 코치)-김민호(부산고 감독)-박정태. 전성기 롯데 클린업 트리오가 한자리에 모이니 후배 올스타들이 오히려 작아 보인다. “그래도 제 공이 제일 빠르지 않겠습니까?” 시구 하나도 똑 부러지게 하기 위해 비좁은 더그아웃에서 후배와 캐치볼을 하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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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 클린업트리오. 왼쪽부터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 박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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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했던 박정태는 역시나 롯데에 대한 얘기로 끝을 맺었다. “(연수 떠났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좀 더 기다려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애들은 쓰러집니다.” 그는 1993년 경기 도중 발목 골절로 뼈가 산산조각이 나고도 5번 수술 끝에 2년만에 그라운드에 다시 섰다. 그런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다시 롯데가 일어서기를 박정태는 바라고 있다.
부산/글·사진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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