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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05 20:40 수정 : 2007.08.05 20:42

배리 본즈가 5일(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방문경기 2회에 역사적인 755호 홈런을 쳐내고 있다. 샌디에이고/AP 연합

1986년 22살때 빅리그 첫 대포
2년만 더뛰면 800홈런도 가능

1964년 7월24일 미국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에서 태어난 그의 풀 네임은 배리 라마르 본즈.

메이저리그 올스타를 지낸 보비 본즈의 아들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레지 잭슨이 친척이다. 역시 명예의 전당 가입자 겸 통산홈런 역대 4위(660개)인 윌리 메이스는 그의 천주교 대부. 그는 어렸을 적부터 스포츠에 타고난 재능을 보여 야구 외에도 농구와 미식축구를 했다. 고3 때 타율 0.467을 기록할 정도로 탁월한 재능을 보여 198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지명됐지만, 계약 조건을 놓고 의견이 갈려 프로행을 포기하고 애리조나 주립대에 입학했다.

대학 3년 때인 1984년 타율 0.360에 30도루, 이듬해엔 23홈런에 66타점, 타율 0.368을 기록해 <스포팅뉴스>가 뽑은 전미 최우수선수가 됐다. 약물복용 혐의에 시달리고 있는 그의 대학 시절 전공은 공교롭게도 범죄학(criminology)이었다. 화려한 대학시절을 마친 그는 198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입단했고, 마이너리그 115경기를 경험한 뒤 대망의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게 바로 22살 나던 1986년이었다. 프로 무대에서도 빛나는 활약 끝에 1993년 자유계약 선수가 된 본즈는 당시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6년간 4375만달러라는 거액의 계약을 성사시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홈런 역사엔 두가지 관심사가 남아있다. 과연 그가 언제까지 얼마나 더 쳐낼 것인지, 그의 이런 기록은 과연 누구에 의해 깨질 것인가이다. 1987년부터 본즈와 5년간 피츠버그에서 함께 선수로 뛰었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앤디 밴 슬라이크 코치는 “본즈는 은퇴할 때까지 매년 25~30개씩은 쳐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말에 따르면 본즈가 앞으로 2년 이상 활동한다면 800홈런 달성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본즈 뒤를 이을 현역 선수로는 604개를 치고 있는 새미 소사(39·텍사스 레인저스), 589개의 켄 그리피 주니어(38·신시내티 레즈), 505개의 프랭크 토머스(39·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있지만 모두 30대 후반이어서 기록 경신은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는 이날 메이저리그 최연소 통산 500홈런을 달성한 알렉스 로드리게스(32). 로드리게스는 1998년부터 10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홈런을 35개 이상 쳐와, 마흔살까지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본즈 기록을 깰 수도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약물복용설’ 그림자…신기록 인정 미지수

“통산 최다홈런 타이를 이룬 배리 본즈를 축하한다. 이 기록의 논란 여부를 떠나 그의 업적은 충분히 가치가 있고, 대단한 것이다.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그의 기록은 고귀한 것이며, 나와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가 신기록을 세우게 될 몇 경기를 계속 지켜볼 것이다.”

배리 본즈의 홈런 타이기록이 나오자 메이저리그 총재인 버드 셀리그(73)는 이렇게 공식 멘트를 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홈런 기록 타이를 눈 앞에 둔 본즈 경기를 보지 않겠다던 셀리그가 경기도 보고, 일단 그의 기록을 인정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그만큼 본즈의 기록은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약물복용설’을 들춰보면 본즈로선 마냥 기뻐할 상황만은 못된다.

1986년 5월30일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데뷔할 당시 본즈는 188㎝, 86㎏의 비교적 날렵한 체형을 지닌 선수였다. 당시 타격·수비·주루 등 야구의 3박자인 ‘공수주’를 갖춘 유망주였던 그는 1990년부터 4년 사이에 3차례나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의 빛나는 활약 덕분에 파이리츠는 1990년부터 3년 연속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했고, 그해부터 무려 8년간 좌익수로 황금장갑을 낀 선수에 뽑혔다. 1986년부터 1998년까지 12년 동안 한 시즌만 빼고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시즌 30홈런-30도루로 자신의 아버지 보비와 같은 기록을 세웠던 본즈는 더 나아가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메이저리그 역대 4명 중 1명에 들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약물복용 혐의가 제기됐던 1999년부터는 몸집을 불리면서 ‘거포’의 위용은 갖췄지만, 빠른 주루플레이는 볼 수 없게 됐다. 도루는 1998년 28개에서 1999년 15개로 줄어들었고, 9개의 루를 훔친 2002년 이후 6년 동안은 한번도 10개 이상 도루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21년이 지난 지금 그의 몸무게는 18㎏이 늘어난 104㎏에 이르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 복용설에 시달려오던 본즈는 2003년 자신의 트레이너 그렉 앤더슨이 야구 선수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제공한 ‘발코 약물 스캔들’로 기소되면서 야구팬들로부터 외면 받기 시작했다. 본즈는 그해 12월 연방 대배심에서 “앤더슨한테서 문제의 ‘물질’(연고)을 받았지만 스테로이드 함유 여부에 대해 알지 못하고 발랐다”고 발언함으로써 위기를 모면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최근 법무부가 9월께 본즈를 위증 및 탈루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그의 대기록 뒤에는 아직도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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