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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0.12 19:11 수정 : 2007.10.12 19:11

야구대표팀 합류 ‘부담’이 된 ‘영광’

병역혜택 ‘당근’에 역풍 맞은 처지
“면제받은뒤 뛰고싶은 선수 없을것”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을 다투는 예선을 앞두고 낭보가 전해졌다.” 기사 첫 문장이 이렇게 시작된 매체는 한국 올림픽대표팀 명단 발표소식을 다룬 일본 <데일리스포츠> 11일자였다.

신문은 호시노 센이치 일본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가장 경계하는 김병현(플로리다 말린스)과 서재응(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빠졌다는 내용을 이렇게 전했다.

반면 국내 언론들은 ‘작년 WBC 전력과 비교해 상당한 손실’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표팀에 합류하기 어렵다는 두 선수의 태도에 대해 “국가관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비난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한 시즌 두 차례의 팀 이적과 자유계약(FA) 신분이 돼 새 팀을 물색해야 하는 김병현과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감하는 바람에 내년 시즌을 새롭게 준비해야 하는 서재응의 처지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선동열 올림픽대표팀 코치(삼성 감독)는 “싫다고 하는 선수를 억지로 대표팀에 넣을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오승환과 박진만이 시즌을 끝낸 뒤에도 대표팀에서 계속 뛰어야 한다는 게 안스럽기만 하다”고 했다. 그리곤 속내를 보이는 말도 꺼리지 않았다. 그는 “시즌을 끝내고 대표로 뛰는 게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다. 그러다 프로팀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면서 “감독도 프로팀을 맡지 않고 있는 분들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순철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위원 겸 야구해설위원 역시 “병역을 면제받고도 애써 대표팀에 뽑히길 바라는 선수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점에서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추신수나 봉중근이 대표팀 합류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갈 만하다.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으로 길들여진 한국의 국가스포츠가 이젠 ‘당근의 역풍’에 휘둘리면서 경기력 위축을 우려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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