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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성근 감독 · 두산 김경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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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내내 ‘으르렁’ 거리더니…
김성근-김경문 감독 마침내 한국시리즈 격돌이자론에 빈볼시비…날세운 ‘신경전’ 이어와 “제대로 붙었다.” 22일부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를 펼치는 SK와 두산은 시즌 내내 1·2위를 다퉜다. 8개 구단 중 가장 막강한 외국인 ‘원투펀치’가 있고, 기동력 좋은 젊은 선수들이 팀을 이끄는 등 닮은 점도 많다. SK는 케니 레이번(17승)과 마이크 로마노(12승)가 29승을 합작했고, 두산도 다니엘 리오스(22승)와 맷 랜들(12승)이 34승을 일궜다. 또 도루 10걸 안에 이름을 올린 이종욱·고영민·민병헌(두산)-조동화·정근우·박재상(SK)의 ‘발야구’도 관심이다. 팀 평균자책과 팀 타율도 막상막하. 하지만 서로 똑같기를 거부라도 하듯 두팀은 시즌 내내 설전과 신경전을 벌였다. 1탄은 감독끼리 이른바 ‘이자론’으로 시작됐다. 지난 5월 초, SK에 내리 5연패를 당한 두산 김경문 감독이 “진 빚은 이자까지 쳐서 갚아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이자는 필요없고 원금이나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맞받았다. 김경문 감독의 말이 씨가 됐을까? 두산은 이후 SK에게 4연승 뒤 1패, 다시 6연승을 거두며 팀간 승패를 순식간에 뒤바꿔놓았다. 5월3일부터 8월21일까지 SK를 상대로 11경기에서 10승을 거둔 것이다. 그 사이 포수 출신 김경문 감독은 이른바 ‘빈볼 시비’로 SK의 심기를 건드렸다. SK 포수 박경완에게 “케니 레이번이 몸쪽 빈볼성 공을 던지지 못하게 하라”고 말한 것. 위축된 레이번은 바깥쪽 공에 치중했고 SK는 연패를 거듭했다. SK 김성근 감독이 가만있을리 만무했다. 투수 출신 김 감독은 두산 ‘원투펀치’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의 투구 폼을 문제삼았다. 이른바 반칙투구 논쟁이다. 그러면서 “보크는 빈볼보다 더 나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이 사건 이후 SK는 두산에 시즌 막판 2연승을 거두며 연패를 끊었다. 두팀의 자존심 싸움은 팀간 18경기가 모두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시즌 막판 SK가 1위를 거의 확정지은 가운데 한화와 2위 다툼을 벌이던 두산 김경문 감독이 “SK가 두산을 견제하기 위해 한화를 밀어줄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김성근 감독은 “한화에 신경쓰는 것을 보니 두산이 몸이 달았나보다”고 자극했다. 사실 두 감독은 프로야구 초창기 OB에서 7년이나 지도자(김성근)와 선수(김경문)로 한솥밥을 먹은 사제지간이다. 하지만 승부 앞에선 옛 정이 우선될 순 없다. 더욱이 두 감독은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두팀의 마지막 승부에서 과연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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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두산 시즌성적 비교 · SK-두산 한국시리즈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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