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12.26 19:12
수정 : 2007.12.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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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이 26일 대구 세진헬스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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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삭감 등 힘든 한해 마감…대구서 몸만들기 돌입
“수술한 엄지 회복 빨라…빅리그도 언젠간 가야죠”
“아주 중요하죠. 3년 더 남아있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진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어머니 제삿날인 26일 대구 수성구 지산동 세진헬스에서 자신의 근황에 대해 기자회견을 자청해 말문을 열었다. 내년 시즌의 의미에 대해 묻자, 더 물러설 수 없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좀 못했으니, 더 잘해야 하지 않겠어요. 사실, 책임을 통감했기에 구단에 연봉삭감을 요청한 것이고, 구단이 알아서 액수를 줄인 것입니다.”
그는 작은 액수도 아닌데, 관례는 아니지만 그렇게 해야 속이 편안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스스로에 대해 “정말 용났죠. 지바 롯데에선 경기에 자주 나서지도 못했는데, 왼손투수 나오면 빠지고 말이죠”라고 했다. 그래서 요미우리는 자신을 구해준 팀인 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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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왼손엄지 수술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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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엄지 수술상태에 대해선 회복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너무 많이 사용해) 인대가 너덜너덜해졌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엄지쪽 인대를 좀 잘라내고 손목 쪽에 연결된 인대를 잡아당기는 수술(10월)이었는데, 처음에 너무 아파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가 했지만 지금은 통증도 없어졌어요.” 의사는 잡는 것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50% 수준에서 무리하지 않게 훈련을 하고 있으며, 웨이트는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4일부터는 공을 잡고, 스윙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기술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래서 지금은 60㎝짜리 작은 야구방망이를 주문해 한손 운동만 하고 있다.
일본생활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만큼 쉽지도 않았다. “정말 힘들어요. 낮 12시에 집에서 나오면, 야구장에서 오후 2시까지 웨이트훈련하고, 그 다음엔 필드에서 피칭 타격훈련하고, 4시쯤 되면 40분 정도 쉰 뒤 상대투수 분석미팅, 전체미팅하고 경기에 들어갑니다. 경기 끝나면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면 밤 12시가 됩니다.” 하루 24시간의 절반인 12시간을 야구에 전념하는 생활이다.
그래도 배운 것은 많다고 했다. “다카하시나 오가사와라 등 그렇게 잘하는 선수들도 경기 끝나면 꼭 잘못된 것 분석해 고치고 마무리한 뒤 퇴근하는 것을 보고 놀랐죠. 또 한국에 있을 땐 9년 동안 10번도 안했던 마사지를 일주일에 2번은 받고 있습니다.” 근육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언젠가는 가게 되지 않겠어요. 그때가 언제일진 몰라도 가긴 갈 겁니다.” 부상만 없으면, 내년 시즌 정말 한국에서 할 때처럼 잘 할수 있다는 말이 내년 일본야구 홈런왕에 대한 야심찬 포부인 것은 확인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이승엽은 내년 3월 올림픽야구대표팀 합류도 약속했다.
대구/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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