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1.11 20:27
수정 : 2008.01.1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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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잡 KT의 야구단 창단추진 포기소식을 접한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이 11일 경기도 원당구장에서 김시진 감독(오른쪽)의 훈련설명을 듣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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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갈길 잃은 현대, 공중분해 위기
프로야구 18년 만에 7개팀 가능성
‘한국프로야구, 18년 전으로 후퇴하는가?’
케이티(KT)가 구단 창단추진을 포기하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하면서 프로야구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대 유니콘스의 새 주인을 찾아나서야 하게 됐다. 하지만 마지막 가능성으로 꼽히던 케이티가 손을 놓으면서 현대를 거둬줄 후보조차 없어지게 됐다.
야구위원회 쪽은 “굉장히 당혹스럽지만 이르면 내주초 이사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만 밝힌 채 아무런 후속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사회도 별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워 올 시즌 프로야구가 1990년 뒤 18년 만에 다시 7개 구단으로 꾸려가야 할 최악의 상황을 준비해야 할 처지가 됐다.
7개 구단이 되면, 당장 경기수가 줄어든다. 이사회에서 경기수를 확정해야 하지만, 작년의 경우 구단별로 126경기를 치렀지만 시즌 전체로는 504경기에서 최대 420경기로 줄어들 수 있다. 김응룡 삼성 라이온스 사장 말대로 “한 구단은 일정상 놀아야” 할 뿐 아니라 △중계권료 △타이틀 스폰서 △마케팅 수입 등 연간 150억원에 달했던 KBO의 주요수입원 감소와 직결된다. 경기수 감소에 따라 KBO 소속의 심판과 기록원 등 경기운영요원이 불가피하게 쉬는 날이 늘어나게 된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출신 서재응(30·KIA) 김선우(30·두산)의 복귀와 국내프로야구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56·롯데) 등 모처럼 ‘대박’이 기대되던 호재마저 제 힘을 발휘할지 걱정도 된다. 지난해 11년 만에 400만명으로 복귀한 관중수가 30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현대 쪽도 맥을 놓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선수들의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대가 해체되면 선수들은 웨이버 공시(방출) 절차를 거쳐 다른 팀으로 흩어지게 된다. 1·2군 69명 가운데 주전급을 제외한 선수들은 다른 팀 부름을 받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프런트 40명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17일 예정된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도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현대 유니콘스 쪽은 “팀의 운명과 관계없이 마지막까지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훈련효과를 얼마나 기대할지 의문이다.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고 있는 대한야구협회로서는 이번 사태가 중고교 및 대학야구의 팀 해체 등으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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