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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11 20:31 수정 : 2008.01.11 20:31

착잡 KT의 야구단 창단추진 포기소식을 접한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이 11일 경기도 원당구장에서 김시진 감독(오른쪽)의 훈련설명을 듣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기업이미지 되레 훼손” 추진 보름만에 철회
야구계 충격…신상우 총재 책임론 거세질듯

케이티(KT)가 1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프로야구단 창단계획을 철회했다. 창단 추진발표 보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운영난으로 이미 야구단 해체를 선언한 현대 유니콘스는 공중분해될 위기에 놓였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18년 만에 7개 팀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 왜 창단 백지화?=케이티가 낸 보도자료엔 “성장정체 극복을 위해 경영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창단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 와이브로 등 신성장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 직접적인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창단발표 뒤 야구위의 태도가 오락가락하면서 이미 약속한 신인선수 우선 선발권, 2010년 서울 고척동 하프돔 사용권 등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짙게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도 고려됐다. 케이티 홍보실의 김철기 과장은 “애초 어려움에 놓인 한국프로야구를 살리는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창단을 검토했다”며 “하지만 ‘서울 무혈입성’이니, ‘헐값 인수’니 하는 말이 나오면서 오히려 기업 이미지가 훼손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현대가 12년 전 430억원에 매입했던 야구단을 60억원이라는 ‘헐값’에 인수하려다가 야구위 이사회의 “성의를 보여달라”는 한마디에 돌아섰기 때문이다. 자본논리를 앞세워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신상우 총재 책임론=야구위는 지난해 초부터 1년여간 농협중앙회(NH), 에스티엑스(STX), 케이티와 차례로 현대구단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한결같이 성사시키지 못했다. 협상력 부재의 중심에는 신상우 야구위 총재가 있다. 신 총재는 협상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에 먼저 발표해 인수하려던 기업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같은 실수를 세번이나 반복했다는 점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ㅍ최근 자신의 책임과 거취문제를 거론했던 신 총재는 이번 일을 계기로 퇴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하일성 사무총장은 “지금으로선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이른 시간 안에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 침통한 야구계=야구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김응룡 삼성 사장은 “지난 8일 야구위 이사회에서 케이티가 끝내 60억원만 내겠다고 해도 입성을 수용하기로 했었다. 언론에 보도된 185억원(131억원+연고권 보상 금액 54억원)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김승영 두산 단장은 “낙관적인 분위기로 흐르다가 케이티 태도가 왜 갑자기 바뀌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강태정 전 태평양 감독은 “야구인은 물론 팬들이 잔뜩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 야구위가 하루빨리 수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에서 11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김재박 LG 감독은 “잘 풀릴 줄 알았는데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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