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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30 10:52 수정 : 2008.01.30 11:22

30일 오전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 조인식이 끝난 뒤 신상우 KBO 총재와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이장석 대표이사가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는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구장을 새 홈으로 쓰게 되면서 서울은 LG, 두산에 이어 세 구단 시대를 맞게 됐다.

서울시 인구는 1월20일 현재 1천42만명.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히는 대도시 서울도 이제 송파구 잠실1동 잠실구장과 목동구장 간 '더비 매치'가 가능해진 것이다.

그간 LG와 두산의 맞싸움은 같은 연고팀끼리 대결이었으나 '더비 매치' 대신 같은 장소에서 더그아웃만 바꿔 벌인다고 해 '더그아웃 시리즈'로 불렸다.

이름난 대도시에는 두 개 이상 프랜차이즈가 존재하는 게 상식처럼 여겨져 왔다. 뉴욕에는 미국프로야구 대표팀 양키스와 메츠가, 시카고에도 컵스와 화이트삭스가 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다저스와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이, 샌프란시스코와 인근 오클랜드에는 자이언츠와 애슬레틱스가 연고를 두고 있다.

일본 수도 도쿄도 2004년 니혼햄 파이터스가 홋카이도현 삿포로로 홈을 옮길 때까지 요미우리 자이언츠, 니혼햄, 야쿠르트 스왈로스 등 세 팀을 연고팀으로 거느리고 있었다.

대도시에는 사람이 많아 후발구단이라도 팬으로 흡입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지역 연고팀이라는 상징성을 놓고 원조팀과 새로운 맹주를 노리는 팀 간 성적과 마케팅 대결이 불꽃을 튀고 이는 팬들의 지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흥행 대박으로 이어지는 게 당연한 순서다.

미국프로야구에서 같은 연고팀 간 인터리그가 해마다 인산인해를 이루고 도쿄 대표를 가리는 요미우리-야쿠르트전이 요미우리(간토)-한신(간사이) 지역전 못지 않게 흥미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덕분이다.


이런 점에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창단할 새 구단은 프로야구 흥행의 기폭제가 될 공산이 크다.

먼저 현대라는 우수한 구단이 가진 저력. 현대는 12년이라는 짧은 역사 동안 한국시리즈를 네 번이나 제패한 실력 있는 팀이다. 돈이 없어 선수 주전급 선수를 팔아야 했던 쌍방울과 달리 현대의 전력은 거의 그대로다.

골수팬은 있지만 저변은 결코 넓지 못했던 수원을 떠나 수요층이 많은 서울을 연고로 삼는다면 현대의 가치는 더욱 뛰어오를 수 있다.

LG와 두산 양 구단은 지난해 홈관중 168만7천226명을 동원했다. 서울시 전체 인구의 16%가 야구를 관전한 셈인데 새롭게 창단되는 구단이 목동구장의 지리적인 근접성을 살려 서울 남서부와 경기도 서북부 일원에 퍼진 야구팬을 흡수한다면 서울에서만 250만명 이상을 동원할 수도 있다.

동쪽에 자리 잡은 잠실구장과 서쪽에 위치한 목동구장 간 '소지역' 라이벌 구도가 정착될 수 있다는 뜻. 적어도 지난해 수원구장이 기록한 13만4천559명보다는 많을 게 자명하다.

8개 구단 유지라는 야구인 전체 소망이 이뤄진 가운데 서울에서 삼국지가 펼쳐지고 전국구 구단 롯데와 KIA가 분발한다면 프로야구는 지난해 11년 만에 400만 관중을 재현한 여세를 몰아 1995년(504만6천374명)에 이어 두 번째로 500만 관중도 넘어설 수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후원 기업에 따라 팀 명이 변하는 '네이밍 스폰서십'이라는 새로운 마케팅 실험을 펼칠 신생 구단이 팀 이름이 자주 바뀌는 와중에도 팬들의 결속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팀=(연고)기업'이라는 등식이 26년간 굳건히 지배해 온 프로야구에서 구단 운영 주체인 센테니얼측이 팀 명 대신 팬들을 하나로 끌어 모을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서울에 뿌리내리기는 요원할 수도 있다. 이는 운영비를 조달할 광고 후원사 유치와 직결되는 숙제이기도 하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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