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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준 제8구단 초대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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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투자회사’ 보도·추측 쏟아져
구단 “홍보 위해 공개못해” 변명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가 진행 중인 ‘센테니얼 재창단, 당신의 의견은?’이라는 ‘라이브 폴’(실시간 여론조사)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4가지인데 △최고의 선택(4865명) △급한 불껐네(1만4938명) △지켜봐야…(2594명) △최악의 선택(4만4664명) 순이다.
최악의 선택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지만, 실제 ‘최악’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제 감독 선임도 끝났고, 곧 팀 전지훈련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은 있다. 우선 박노준(사진) 제8구단 초대단장이 4일 기자회견을 하기 전 인터넷엔 메인스폰서가 ‘웹폴딩’(webholding)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정보기술(IT)과 부동산 인수합병(M&A) 투자회사로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기업이 한국진출을 노리고 홍보수단으로 야구단을 선택했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 국내 한 헤드헌터 회사에 ‘웹폴딩’이라고 밝힌 회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급히 한국CEO와 지사장, 경영·기획담당 등 3명의 인력 수급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고 헤드헌터쪽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의 진행을 위해 선수금 송금을 요구하자 “홍콩의 웹폴딩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회사이며, 도메인은 곧 개설될 예정이고, 곧 기자회견에서도 회사이름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와의 거래는 결렬됐다. 이런 와중에 기자회견도 오후 4시30분으로 예정됐다가 취소되더니, 2시간 만에 다시 오후 5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번복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정작 기자회견은 열렸지만 박노준 초대단장은 메인스폰서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익명의 회사가 가입금 120억원을 훨씬 넘는 연간 금액으로 후원하기로 했고, 최소 5년의 계약 조건으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는 설명과 함께 이광환 감독을 초대 사령탑에 선임했다고 밝혔을 뿐이었다.
박 단장은 “홍보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설 연휴 뒤 이름을 발표하려 했다”면서 “이름을 공개하면 계약이 무산될 수 있으니 양해해달라”고 당부까지 했다.
그런데 이날 밤 한국야구위원회 한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사에 “웹폴딩이 맞다”고 흘림으로써 박 단장의 발언과 상충되는 행동을 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동안 현대 구단 인수기업과의 협상과정에서 설익은 결실을 미리 터뜨리는 ‘언론플레이’로 비난을 산 전력이 있다.
홍보효과 극대화도 좋지만, 이 때문에 나빠지는 여론도 충분히 고려하는 프로야구 비즈니스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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