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09 15:37
수정 : 2008.02.0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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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의 제8구단 창단 발표가 있던 30일 낮 현대 유니콘스 선수들이 경기도 원당야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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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제8구단 창단을 놓고 인수자로 나선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와 매각 대상 현대 유니콘스 선수단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설 연휴 내내 이어졌다.
현대 선수단은 일단 9일 경기도 고양시 원당구장에 모여 훈련을 재개했다. 그러나 투명한 구단 운영책 제시와 100% 고용 승계를 거듭 주장하며 센테니얼 측을 압박했다. 선수단은 훈련 전 미팅을 통해 효과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원당구장에서 계속 훈련하겠다고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센테니얼 측도 특별한 반응을 삼간 채 후속 대책 마련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장석 센테니얼 대표와 박노준 단장은 지난 6일 원당구장을 방문, 상견례를 시도했으나 현대 선수단의 거부로 불발됐다. 김동수, 이숭용, 전준호, 정민태 등 베테랑 선수 네 명과 30분간 간담회를 가졌지만 뚜렷한 소득을 얻지 못하고 첫 만남을 갈음했다.
센테니얼은 현대측 선수단 전원 고용 승계 주장에 '100%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맞섰다.
센테니얼과 현대 선수단이 의견 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자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가 중재자로 나서 연휴 기간 양측을 오가며 분주히 움직였다.
이 관계자는 설인 7일 오후에는 현대 고참 대표 4명과, 8일 오후에는 센테니얼 관계자와 연쇄회동을 갖고 이견을 좁히려 애썼으나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전준호 등 선수단 대표는 KBO 관계자와 만나 연봉 삭감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으나 김시진 감독 등 지난 1년간 동고동락한 코칭스태프와 동료, 프런트를 충분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단칼에 정리해고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100% 고용 승계를 재차 주장했다.
또 창단 과정에 필요한 절차적 타당성과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점도 곁들였다.
KBO 관계자는 센테니얼에 이 같은 선수단 의사를 전달했고 센테니얼 관계자는 대안 제시 대신 의견만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뜻은 충분히 이해하나 구단 조직을 정비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센테니얼의 소관이다. 중재자가 간여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어서 참 어렵다"고 밝혔다.
이미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이광환 감독이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 구장으로 내려가 스프링캠프 준비를 하고 있지만 선수단은 KBO 이사회의 가입 승인과 고용 승계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이상 같은 배를 타기 힘들다는 점을 분명히 해 훈련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KBO는 센테니얼과 현대 선수단 간 물밑 접촉을 통해 의견 접근을 이룬 뒤 이사회를 소집, 제8구단 창단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견해 차가 워낙 커 극적인 타협이 없는 한 현대의 시즌 준비는 더욱 늦춰질 전망이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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