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20 23:37
수정 : 2008.03.20 23:37
안양 충훈고 황금사자기서 제주고 꺾어…“기본에 충실”
김인식 전 엘지(LG) 2군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신생팀 안양 충훈고가 작년 청룡기 8강 제주고(전 제주관광산업고)를 꺾고 공식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창단한 지 5개월밖에 안 된 충훈고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62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1회전에서 9-5로 이겼다. 선발 정찬호는 8회 동안 9피안타 2사사구에 삼진 다섯개를 잡아내며 5실점했지만, 4번 박주영과 5번 강현민이 각각 적시 2루타를 터뜨리는 등 팀 타선이 9안타를 치고 상대 내야진의 실책 넷을 엮어 9점을 뽑아 완투승을 거뒀다.
공식전 첫 경기에서 승리한 김 감독은 “상대 선수들의 하체가 튼튼하지 않아 보여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한 게 실책을 유발한 것 같다”며 “우리팀은 기본에 충실한 경기를 해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이날 승부는 기본기에서 갈렸다. 4-3, 1점 차로 불안하게 앞선 7회초 1사에서 3루수 실책으로 진루한 장성민이 3번 김희준의 우전안타와 4번 박주영의 내야땅볼 때 유격수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충훈고는 계속된 1사 1·3루에서 3학년 투수 박세원이 폭투를 하는 바람에 2점을 더 달아나 승부를 굳혔다.
충훈고는 지난해 10월 성남서고와 일산주엽고 등 고교팀들이 해체되자 갈 곳이 없는 선수들을 불러 모아 팀을 창단했다. 김 감독은 “팀이 해체되면 잘하는 선수들은 여건이 좋은 서울 명문팀으로 가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야구를 하고 싶어도 갈 곳이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며 “그래서 선수들이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되자 각오와 투지가 넘쳐났다”고 말했다.
2회전 상대는 강호 광주일고. 그는 “매경기 이기는 것이 목표지만, 무엇보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대회가 끝나면 포지션이 겹쳐 팀을 이탈하게 될 1학년 선수들을 추가로 영입해 더 좋고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프로야구 초창기 엠비시(MBC) 청룡의 2루수로 명성을 날렸던 김 감독은 김재박 감독이 엘지 감독으로 오면서 2군 감독에서 물러난 뒤 청원고 감독을 거쳐 충훈고 창단 감독으로 부임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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