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4 22:59
수정 : 2008.04.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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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 7회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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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연속 무실점
첫 등판 5.4점→1.5점까지 낮춰
“그런 것은 사실 의미없다. 제일 재미없는 질문이다.”
불펜투수로 빅리그에 이름을 올린 박찬호(35·LA 다저스)가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했다는 한국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농담이 섞인 대답이지만, 그만큼 여유가 있음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박찬호가 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안방경기에 0-1로 뒤진 6회 선발 채드 빌링슬리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회 동안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지난 10일 애리조나전(1⅓회 1피안타), 12일 샌디에이고전(1회 1피안타)에 이어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또 시즌 첫 등판이었던 8일 애리조나전에서 1⅔회 동안 3피안타 1실점해 기록한 평균자책점 5.40도 등판할 때마다 낮추더니 이번엔 1.50으로 1점대에 진입해 불펜투수로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이날 출발은 불안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첫 타자 케빈 구즈마노프에게 중전안타, 짐 에드먼즈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에드먼즈가 2루까지 뛰다 아웃돼 1사 3루의 위기에 몰렸다. 박찬호는 칼리어 그린을 7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조시 바드를 유격수뜬공으로 처리해 이닝을 마쳤다. 자신감을 얻은 박찬호는 7회 세 타자를 모두 뜬공과 삼진 2개로 처리해 자신의 임무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속은 최고 151㎞를 기록했고, 27개 중 20개를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며 안정된 제구력을 보였다. 박찬호의 호투에도 다저스는 산발 5안타로 득점에 실패해 0-1로 졌다.
박찬호는 “5회가 끝난 뒤 갑자기 조 토레 감독으로부터 등판지시를 받았다”며 “불펜에서 공 7개 밖에 던지지 못하고 올라왔다”고 해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안타를 허용했음을 내비쳤다. 컨트롤 위주로 위기를 넘겼다는 그는 “직구 말고, 타자 몸쪽에서 휘어지거나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구질이 좋아져 삼진을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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