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4.17 19:10
수정 : 2008.04.17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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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호(26·SK).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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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상호, 연장결승포로 주전자리 꿰차
4번치면 한 번 터져… 홈런경쟁 복병으로
두 차례 연장 대타 홈런타자 정상호(26·SK)가 주전을 꿰차고 두 개의 아치를 더 그려내며 홈런레이스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롯데) 김태균(한화)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함께 2000년 캐나다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 주인공이었던 정상호. 지난 16일 삼성전에서 솔로포를 쳐 대타 출전을 포함해 10경기에서 4개를 몰아쳐 최동수(LG) 김태균 등 4명과 함께 공동 2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16일 현재 그의 타율은 0.438(16타수 7안타). 4번 치면 그 중 한번은 홈런이다. 지난달 29일 엘지(LG) 개막전 연장 11회말 대타 끝내기 홈런(시즌 1호)으로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야구 27년 역사상 첫 개막전 연장 대타홈런이었다. 그가 지난 11일엔 우리전 연장 13회 또 대타 결승 2점 홈런을 쳤다. 김성근 감독은 13일부터 정상호를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시켰다. 정상호는 “지난해는 타선에 주기적으로 못나가다 보니 쳐야 된다는 욕심이 너무 앞섰지만, 올해는 기회를 주니 심적으로 부담이 적어 좋은 타격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인천 동산고 출신인 그는 2001년 입단 때부터 장래가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눈독을 들이자 에스케이는 계약금 4억5천만원을 그에게 건넸다. 당시 이 계약금은 1998년 두산의 김동주가 받았던 역대 야수 최고액과 같았고, 팀내에서도 김광현(5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큰 액수다.
하지만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았다. 팀 안에 당대 최고의 포수 김동수(2002년)와 박경완(2003년∼)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전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타격도 부진했다. 김태균이 신인왕을 받았던 2001년 44경기 45타수 12안타에 그치는 등 2003년까지 3시즌 동안 93경기에서 홈런 없이 27안타를 기록했다. 이듬해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상무에 입대했다. 그는 군대에서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활약, 이대호의 2006년 홈런왕 등극을 또 지켜봐야 했다.
정상호는 “상무시절이 야구의 전환점이었다”며 “힘들었지만 상무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같이 입단한 선수들과 차이가 났지만 그런 것에 신경 안쓰고 내 역할만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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