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08 18:47
수정 : 2008.05.08 18:47
|
가네모토 도모아키(39). 한겨레 자료사진
|
요미우리전 공 맞고 쓰러지고도
다시 타석에 서 홈런·안타 뽑아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자인언츠 대 한신 타이거스의 지난 7일 라이벌전. 3회 2사 뒤 한신 4번타자 가네모토 도모아키(39)가 상대투수가 던진 공을 맞고 쓰러졌다. 후두부를 직격당한 가네모토는 머리를 감싸쥔 채 한참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5분정도 만에 겨우 일어나 벤치로 들어갈 땐 가네모토의 전이닝 연속출전 경기수 세계기록이 1219경기로 끝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는 벤치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다시 씩씩하게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는 단순히 기록만을 의식한 선수가 아니었다. 다음 타자의 볼카운트가 2-3으로 꽉 차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2루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다음 타석인 6회 그는 홈런을 날리는 괴력을 과시했다.
팔목골절상을 입고도 경기에 출장해 연속출장기록을 이어가고 안타까지 뽑아내는 강골기질을 또다시 보여준 것이다. 사구를 맞은 선수의 다음 타석에는 아웃코스의 변화구를 던지기 마련인 투수의 심리를 그대로 읽고 방망이를 휘둘러 자신의 399호 홈런을 만들었다.
4-4 동점 상황인 8회에도 안타를 쳐 팀승리의 발판을 구축했다. 사구에 위축되지 않고 홈런과 안타를 뽑아낸 가네모토의 용기에 도쿄돔을 메운 관중들은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록이나 숫자로는 다 이야기할 수 없는 이런 4번타자가 있기 때문에 한신은 강하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한신은 주니치에 3경기 차 앞서 센트럴리그 수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는 경기 뒤 “사구 뒤 의식은 있었지만 곧바로 일어나면 쓰러질 것같아 조금 무서웠다”라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경기 뒤 병원에 달려가 진단을 받았으나 단순한 타박상만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매경기마다 세계기록을 세우고 있는 그는 얼마전 2000번째 안타달성이라는 훈장까지 단 데 이어 400홈런을 목전에 두고 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