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16 19:33
수정 : 2008.05.1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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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클락(32·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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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공동선두…미국선 전형적 ‘중거리 타자’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타자는 누가 될까? 롯데의 돌풍을 이끈 카림 가르시아(33), 17일 기아전에 데뷔하는 일본 프로야구 홈런왕 출신 로베르토 페타지니(37)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아니다.
2008년 한국 프로야구에 첫 발을 디딘 덕 클락(32·한화)이 현재로선 단연 발군이다. 클락은 홈런 공동 1위(12개), 타점 2위(33점), 타격 14위(0.308)를 기록하며 한화 다이너마이트의 ‘뇌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홈런 타자를 기대하지 않았던 한화 구단은 그의 뜻밖 활약에 싱글벙글이다. 김정무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2004년도부터 지켜보다가 공격력보다는 수비, 주루 플레이가 능한 선수라 영입했는데, 코칭스태프가 잘 지도해준 탓인지 홈런까지 잘 쳐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클락은 전형적인 중거리 타자다. 2007년 미국 프로야구 트리플A에서 활동할 때, 그는 안타 124개를 때려냈지만 홈런은 15개에 불과했다. 당시 장타율은 0.443으로 현재 그의 장타율인 0.623(2위)에 훨씬 못 미친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을 많이 쳤더라도 국내에서는 막상 그만큼 활약하지 못한 외국인 선수가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클락도 “나로서는 놀랍고도 이상한 일이다. 의도적으로 홈런을 칠 생각은 없다. 홈런 페이스가 좋아서 나도 놀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미혼인 클락은 지난 10일 엘지전에서 자신을 보기 위해 입국한 부모님을 위해 연타석 홈런(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부업’인 홈런·타점 뿐만 아니다. 3번 타자 클락은 ‘본업’도 강하다. 클락은 득점1위(44점)·최다안타 3위(49개)를 기록중이다. 득점은 2위 ‘두산 육상부’ 이종욱(32점)과 무려 12점 차이가 난다. 도루도 공동 4위(13개)다. 클락은 빠른발을 이용해 루를 훔친 뒤, 김태균·이범호·김태완의 홈런포를 깨우는 ‘자명종’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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