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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4 19:08 수정 : 2008.06.04 19:08

박재홍(35·SK)

“나이는 편견이죠.”

지난 3일 갑자기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기 전 박재홍(35·SK)의 표정은 담담했다. 문학구장을 덮은 날씨 마냥 웃지도, 찡그리지도 않았다.

“잘할 때는 나이를 물어보지 않았는데 이제는 못하면 물어보더라구요.” 프로 13년차 박재홍은 지난해 97안타 17홈런 타율 0.280을 기록했다. 보통 타자라면 평균 이상의 성적이지만, 그는 반대로 ‘부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여유가 없었죠. 플래툰 시스템을 처음 접했어요.” 그도 그럴것이 그는 1996년 데뷔하자마자 한국 프로야구 첫 30-30(홈런-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신인왕이 됐고, 1998년과 2000년에도 30-30을 한 선수였다. 주전만 도맡아 한 그였지만, 지난해 상대에 따라 선발 출장 선수가 달라지는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연습을 많이 해서 성적이 좋아지면 (선수들이) 다 좋아져야죠. 이젠 마음이 달라졌어요.” 올 시즌 박재홍은 ‘리틀 쿠바’ 별명을 되찾았다. 지난달 27일과 29일 기아전에서 연거푸 만루홈런을 치는 등 4월29일부터 28경기째 연속안타를 기록중이다. 또 타격 1위(0.391) 출루율 1위(0.474) 타점 공동5위(37점) 홈런 공동7위(9개) 최다안타 9위(59개)다.

“타격폼은 달라진게 없어요. 대신에 조언을 들었을때 내 것만 고집하지 않고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생각하게 됐죠. ”

김성근 감독은 “이제는 박재홍이 어린 선수들과 마음을 열고 선수 생활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며 “지난해에는 박재홍이 타석에 서면 조마조마하는 게 보였는데, 이제는 타이밍을 맞추고 여유를 갖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홍의 안방 구장인 인천 문학구장 1루석 상단에는 ‘264-243’이 쓰여져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 박재홍이 쌓아놓은 홈런-도루 숫자다. “세월이 흐르니 내가 바뀌는 것 같다”고 말한 박재홍의 이 기록은 여전히 바뀌는 중이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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