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7.05 00:10
수정 : 2008.07.07 16:13
9회 투아웃서 안타 맞아
9회 2사, 볼카운트 0-1에서 삼성 박석민이 친 타구가 3루 라인 쪽 깊숙한 곳을 파고 들었다. 기아(KIA) 3루수 김주형이 공을 뺀 뒤 강하게 1루에 송구를 했지만, 1루심의 양손이 옆으로 갈라졌다. 세이프. 단 한 타자를 남기고 기아 선발 이범석(23)의 ‘노히트 노런’ 대기록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4일 대구 삼성전에서 이범석이 생애 최고라고 해도 좋을 눈부신 구위로 11-0 완봉승을 따냈다. 이범석은 박찬호(35·LA 다저스)와 같은 등번호 ‘61’을 달고 있는데, 이날 만큼은 전성기때 박찬호가 부럽지 않았다. 마지막 한 타자를 넘지 못해 노히트노런이 무산됐지만, 최고 구속이 152㎞까지 찍혔고 경기 후반까지 140㎞ 후반대 구속을 유지할 만큼 위력적이었다. 완벽한 제구력으로 삼진도 8개나 잡아냈다. 4볼넷, 2폭투를 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둘 때까지 삼성 타자들이 한명도 방망이로 공을 때려서 진루하지 못했다.
이범석은 경기 뒤 “박석민이 워낙 잘 쳐서 볼넷으로 내보낼까 했는데, 볼을 던진 걸 쳐냈다”며 “노히트 노런을 놓쳤지만, 있는 힘을 다해서 완봉승을 거둬 기쁘다”고 했다. 노히트노런은 27년 프로야구 역사상 12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고, 2000년 5월18일 송진우(한화)가 광주 해태전에서 기록한 이후 8년여간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다.
다른 3개 구장을 합해 이날 승리팀들이 내준 점수가 단 1점.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날 다른 구장에서도 눈부신 투구쇼가 펼쳐졌다. 이범석의 활약에 빛이 바랬지만 안방 대전구장에서 선발 등판한 한화 류현진(21)도 위력을 뽐냈다. 류현진은 팀타율 0,291의 강타선 에스케이(SK)를 상대로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냈다. 7⅔회 동안 6피안타(3볼넷) 1실점. 지난달 28일 에스케이에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3-1, 한점차 짜릿한 승리를 이끌며 에스케이를 최근 3연패에 빠뜨렸다.
롯데와 우리도 선발로 나선 장원준, 마일영이 각각 8회, 7회를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 승리를 따냈다. ‘멕시코 갈매기’ 가르시아는 엘지(LG) 선발 정찬헌을 상대로 2회와 4회 연타석 홈런으로 7-0 승리를 이끌었다. 가르시아는 이틀새 홈런 3개를 추가해 이 부문 선두 김태균(21개)을 하나 차이로 추격했다. 하루 전 마지막 타석에서도 홈런을 때렸던 가르시아는 역대 프로야구에서 3연타석 홈런을 친 25번째 선수가 됐다. 우리는 두산에 8-0으로 이겼다.
홍석재기자
forchis@hani.co.kr
<프로야구 전적>
우리 8 220 100 000
두산 0 300 000 000
*잠실(8205명) <승>마일영(선발·8승4패) <패>이원재(선발·3패) <홈>강정호(4회1점3호·우리)
LG 0 000 000 000
롯데 7 010 310 20-
*사직(1만5402명) <승>장원준(선발·6승6패) <패>정찬헌(선발·3승10패) <홈>가르시아(2회1점19호, 4회2점20호·롯데)
KIA 11 012 140 300
삼성 0 000 000 000
*대구(2541명) <승>이범석(선발·5승5패) <패>배영수(선발·4승5패) <홈>김주형(7회3점2호·KIA)
SK 1 010 000 000
한화 3 000 200 010
*대전(5415명) <승>류현진(선발·8승5패) <세>토마스(9회·3승4패17세) <패>레이(선발·1승1패) <홈>신경현(4회2점3호) 김태완(8회1점15호·이상 한화)
특이사항
-롯데 가르시아 3연타석 홈런(하루 전 경기 포함·역대 25번째)
-SK 박재홍 800사사구(역대 2-1, 짜릿한 한점차 승리로 10번째)
-LG 정찬헌 최근 8연패
-한화 류현진 시즌 개인최다 삼진(12개)
-KIA 김주형 대타 홈런(시즌 23호)
-이범석 1피안타 경기(역대 46번째)
5일 선발투수
두산 랜들-우리 이현승(잠실)
롯데 조정훈-LG 옥스프링(사직)
삼성 이상목-KIA 디아즈(대구)
한화 유원상-SK 채병용(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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