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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졌다! 이승엽 = 22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벌어진 야구 준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8회말 이승엽이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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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일본과 준결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 0-2로 뒤지던 4회 무사 1,3루에서는 2루수 병살타, 6회에는 또 다시 삼진. 스기우치 도시야, 나루세 요시히사 등 왼손 투수들의 바깥쪽 빠지는 변화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상체가 무너지면서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때 모습이었다. 그래도 4번 타자인 그에게서 희망을 지울 수는 없었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이와세만 나오면 해볼만 하다'고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8회 1사 1루가 그 찬스였다. 김경문 감독은 1점이 중요했던 무사 1루에서 3번 김현수에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하지 않았고 그가 삼진으로 돌아선 상황이라 대표팀 분위기는 가라앉은 상태였다. 큰 스윙을 몇 차례 돌리고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볼카운트 2-1로 몰린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몸쪽 낮은 직구가 들어오자 번개처럼 바람을 갈랐다. 모처럼 보는 이승엽의 짜릿한 대포였다. 2002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상훈(LG)로부터 뽑은 동점 3점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나온 역전 결승 투런포 등 경기 후반인 8,9회에 나오는 이승엽의 홈런은 언제나 극적이고 보는 이들의 전율을 일으키는 감동 만점짜리 홈런이었다. 자칫 베이징에서 체면을 구길 뻔 했던 이승엽이 숙적 일본전에서 승리를 이끄는 대포를 작렬시키면서 드라마 레퍼토리를 하나 더 늘렸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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