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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베이징올림픽이 계속된 20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 메인필드에서 열린 한국-네덜란드전에서 한국이 8회 10-0 콜드게임 승을 거둔 뒤 김경문 감독(오른쪽)이 선수들을 축하해 주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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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 KIA 투수 윤석민(22)을 놓고 여론이 들끓자 KBO 수뇌부가 김 감독을 설득해 그를 대표팀에 합류시키게 됐다. 결과적으로 윤석민이 없었다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은 꿈도 꿀 수 없었지만 무슨 연유에선지 김 감독의 생각은 막판까지 요지부동이었다. 국제경기에서 처음으로 대표팀을 지휘한 김 감독은 아시아예선에서 적응을 거쳐 지난 3월 세계 최종예선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류현진(21.한화)과 김광현(20.SK) 두 좌투수를 향후 10년간 대표팀을 이끌 재목으로 낙점하고 '원투펀치'로 쓰기 시작했다. 손민한(33.롯데)과 김선우(31.두산) 등 베테랑까지 길게 던질 수 있는 4명을 선발투수로 기용했고 불펜으로 이어지는 특유의 선 굵은 마운드 운용을 선보였다. 공격에서는 '쌕쌕이' 1-2번 타자와 이승엽(32.요미우리), 이대호(26.롯데)의 한방으로 점수를 뽑는 정공법을 펼쳤다. 그러나 올림픽 본선에서는 모든 이의 예상을 깨는 변칙 작전을 오직 뚝심으로 밀어 붙였다. 13일 미국 과 1차전에서 6-7로 뒤진 9회말 무사 2루에서 동점을 위한 보내기 번트 대신 강공을 지시한 것, 22일 일본과 준결승전에서도 2-2로 맞선 8회 무사 1루에서 역시 강공을 택한 것 등 1점이 큰 국제대회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작전을 지시했다. 하지만 묘하게 모두 성공했다. 미국의 실책이 나왔고 일본전에서는 고대하던 이승엽의 홈런이 나왔다. 번트 대신 강공을 선호하는 그의 공격 성향은 대타 작전까지 신들린 듯 맞아 들어가면서 팀 승리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전에서 6-7로 뒤진 9회 말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정근우의 좌선상 2루타, 일본과 준결승전에 1-2로 뒤진 7회 2사 1,2루에서 나온 대타 이진영의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 등 '작두 탄 도령'처럼 김 감독 이 펼치는 대타작전은 족족 성공했다. 자신의 야구를 펼칠 선수들로 대표팀 세대교체를 단행한 김 감독은 영감에서 우러난 뚝심으로 금메달을 일궈내며 베이징에서 감독 인생의 가장 화려한 장을 열어젖혔다,. (베이징=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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