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07 20:10
수정 : 2008.10.07 20:11
부친 응원 업고 디비전 맹타 만년 꼴찌팀 챔프전행 이끌어
지난해 타율 3할, 홈런은 24개였다. 올시즌 왼쪽 어깨 부상이 찾아오면서 타율은 0.273으로 떨어졌고, 홈런은 9개에 불과했다. 시즌이 끝나면 그는 차디찬 수술대에 오르는 일정만이 남아 있었다. 그런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은 아버지였다. “풋내기에 머물지 마라. 부상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 인생은 그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라고.
스물네 살의 젊은 중견수, 아버지 별명(Bossman)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보스맨 주니어 업튼이 ‘만년 꼴찌’였던 탬파베이 레이스의 사상 첫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7전4선승제) 진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업튼은 7일(한국시각) 미국 시카고 유에스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리그 디비전시리즈(5전3선승제) 4차전에서 상대 선발 개빈 플로이드를 상대로 1회와 3회 연타석 솔로홈런포를 터뜨리며 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를 기록한 탬파베이는 1998년 팀 창단 뒤 11년 만에 리그 챔프전에 올라 11일부터 안방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불러들여 월드시리즈 진출을 다툰다.
2004년 한 차례 4위를 빼고는 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인 5위에 머무르는 최약체였지만, 팀 이름에서 ‘악마’(Devil)를 떼어낸 올해는 달랐다. 선수들의 평균 나이가 27.5살로 30개 팀 중 7번째로 젊은 탬파베이는 카를로스 페냐(600만달러)와 칼 크로퍼드(537만 달러)를 빼고는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가 없지만 젊은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탬파베이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97승65패) 승수와 합해 시즌 100승을 거두며 챔프전 진출을 자축했고, 팀 창단 뒤 데뷔한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리한 역대 6번째 팀으로 기록됐다.
3차전에서도 2점포를 쳐 역대 디비전시리즈 홈런랭킹 20걸에 이름을 올린 업튼의 홈런 2방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한 탬파베이는 4회에 2점을 달아나, 솔로포 2방으로 추격해온 2005년 월드시리즈 챔피언 화이트삭스를 안방에서 무너뜨렸다. 1루수 카를로스 페냐는 “그가 어깨 부상과 싸우며 시즌을 버텨왔기에 매우 존경스럽다. 그는 정말 훌륭한 선수다”라고 말할 정도로 업튼은 팀내에서 최고의 수훈선수로 대접받았다.
한편, 보스턴은 이날 안방인 펜웨이파크에서 2-2로 맞선 9회말 제이슨 베이의 2루타와 제드 라우리의 끝내기 안타로 3-2로 이겨, 3승1패로 엘에이 에인절스를 제치고 챔프전에 진출했다. 지난 5월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던 보스턴 선발 존 레스터는 7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시리즈 2승을 거두는 역투를 펼쳤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