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보스턴 꺾고 월드시리즈 첫 진출
보스턴이 써내려가던 ‘가을의 전설’ 그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바뀌었다. 대반전극은 탬파베이의 ‘신데렐라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20일(한국시각)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4선승제) 안방 최종전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3-1로 꺾고 4승3패로 극적으로 월드시리즈 티킷을 거머쥐었다. 25명 엔트리 중 월드시리즈를 경험한 선수가 보스턴은 19명인 반면, 탬파베이는 단 2명에 불과했다. 한 때 3승1패로 앞서다가 3승3패의 위기에 몰린 탬파베이로선 7차전 분위기가 위축된 듯 했다. 게다가 상대 선발은 에이스 존 레스터(24). 하지만 경험과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하는 건 아니었다. ‘안방팬들의 응원조차 잊겠다’는 듯, 솜으로 양귀를 틀어막은 탬파베이의 매트 가자(24)가 빛나는 역투를 뿌렸다. 가자는 1회 1사 후 보스턴 더스틴 페드로야에게 1점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이후 그는 25명의 타자를 맞아 1안타(3볼넷)만 허용하면서 최강으로 꼽히던 보스턴 타선을 틀어막았다. 경기 도중 귀에서 솜뭉치를 빼냈고, 무려 116개의 공을 뿌리면서 7회 동안 9삼진, 2안타(3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완승을 이끌었다. 조 매든 탬파베이 감독의 뚝심과 용병술도 빛났다. 그는 2점차로 앞서던 7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마운드로 나갔지만 글러브로 얼굴을 반쯤 가리고 결연한 표정을 짓는 가자를 믿었다. 이미 시즌 최다인 108개 공을 던져 한계투구에 왔지만 그는 ‘툭툭’ 엉덩이를 두드려줬고, 가자는 감독의 믿음에 무실점으로 답했다. 8회부턴 4명의 구원진으로 ‘상대타자 맞춤형’ 투수운용을 펼쳤고, 정규리그·포스트시즌을 합쳐 15회 밖에 던지지 않은 루키 데이빗 프라이스의 구위를 믿고 1⅓회 마무리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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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창단 뒤 첫 포스트시즌에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탬파베이는 23일부터 내셔널리그 챔피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다. 4판을 먼저 이긴 팀이 ‘절대 반지’의 주인이 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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