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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잔디가 깔린 대구 시민운동장. 전체 7개구단 구장 가운데 잠실, 문학, 수원을 뺀 4곳이 인조 구장이다. 구형 인조잔디는 선수 부상을 부르고 경기의 질을 하락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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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아끼려 값싼 저질 선호, 프로야구 경기력 향상 막아 “뉴욕 양키스의 유격수 데릭 지터가 와도 한국 인조잔디구장에선 두산 손시헌만큼 수비하진 못할 거다.” 프로야구계에 도는 우스개다. 미국의 유명한 야구 칼럼니스트 레너드 코페트도 미래에 야구보는 재미를 떨어뜨릴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로 ‘구장의 인조잔디화’를 꼽았다. 출범 24년째를 맞는 한국프로야구는 지금 수도권 3개 구장(잠실, 문학, 수원)을 빼곤 모두 인조잔디로 돼 있다. 이틀에 한번 깎고, 비료치고 물을 줘야하는 천연잔디구장은 매년 1억원 가량 관리비용이 들어 구장 관리주체인 지방자치단체에서 꺼린다. 구장도 오래돼 천연잔디를 깔 ‘기본 인프라’인 배수시설도 미흡하다. 그나마 인조잔디도 기술이 발달해 천연잔디에 가까운 제품이 나와 있지만, 골프 연습장 퍼팅매트 수준인 구식 잔디를 쓰고 있다. 나진균 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인조잔디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보다는 관리상의 편리함과 경제성만이 강조된 것으로, 선수들의 과감한 허슬플레이를 어렵게 한다”며 “천연잔디가 어렵다면 최소한 좋은 질의 인조잔디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는 1990년대초까지 인조잔디로 바꾸는 게 유행이었다가 이후 천연잔디 구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토론토, 미네소타, 탬파베이의 안방구장 정도가 인조잔디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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