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5.11 19:41 수정 : 2005.05.11 19:41

프로야구 평균 경기시간 역대 최장

지난달 29일 삼성과 기아의 프로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대구구장을 찾은 야구 팬들은 밤 11시를 훨씬 넘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날 경기는 정규이닝을 조금 넘긴 연장 10회말 1사에 끝났고, 득점도 그다지 많지않은 7-6이었다. 하지만 경기 소요시간은 4시간49분에 이르렀다. 경기 시작시간인 오후 6시30분 전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무려 5시간 동안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야 했다.

프로야구 경기가 지나치게 늘어지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평균 경기시간은 지난 98년 2시간59분을 기록한 이래 6년 연속 3시간을 훌쩍 넘겼다. 특히 정규리그의 ⅓가량을 소화한 올해는 역대 최장시간인 3시간15분을 기록하고 있다.

타자들은 걸핏하면 타석을 벗어나고 투수들도 주자만 나가면 발을 풀거나 인터벌을 길게 가져간다. 파울을 치거나 헛스윙을 할 때마다 타석을 벗어나는 타자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경기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대회요강 ‘스피드업’ 규정을 통해 △투수의 준비투구는 3구로, 교체 투수는 5구로 제한하고 △마운드에서의 작전회의는 30초 이내로 제한했다. 특히 2003년 11월 감독자회의에서는 △주자가 없을 때 투수는 12초 안에 투구하지 않으면 주심은 볼을 선언하고 △감독의 항의가 5분을 넘기면 퇴장을 명하며 △타자는 불필요한 행위로 타석을 벗어날 수 없도록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소귀에 경읽기다. 메이저리그는 2000년 2시간58분이 역대 가장 긴 평균 경기시간이었다. 지난해에는 2시간46분에 불과했고, 올해도 비슷하다. 이것도 길다고 2시간40분 이하를 목표로 온갖 제재규정을 두고 있다. 박찬호도 메이저리그에서 20초 투구규정을 어겨 볼을 선언당한 적이 있다.

송재우 <엑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경기에 타자들이 10초씩 60번 타석을 벗어나면 이것만해도 10분이 지연된다”며 “한국야구위원회가 구단 쪽에 강력히 요구하고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훈 기자 href=mailto:cano@hani.co.kr>cano@hani.co.kr



“성적 나쁠수록 질~질…불필요한 작전 참아야”
경기 가장 빠른 김경문 감독

“경기 시간 줄여야 해요. 내가 관중석 스탠드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줄여야 하죠.”

11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시간 단축에 절대 찬성이다.

두산은 프로야구 8개팀 가운데 경기진행이 빠르기로 첫 손 꼽히는 팀이다. 지난해에도 평균 2시간58분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시간을 넘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3시간이 넘으면 허리가 아프고 4시간이 넘으면 관중도 선수도 집중력이 떨어진다. 야구는 3시간 이내, 길어도 3시간10분 정도에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중에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동작을 되도록 줄이고, 스스로도 필요없는 작전은 참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성적이 떨어지거나 연패에 빠져있는 팀일수록 1승이라도 건지려고 가능한 길게 경기를 하곤한다”며 “1승이 아쉬운 순간이 있지만 팬을 생각하는 야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대구/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