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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숭용, 이대호, 송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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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이대호·송지만 나란히 9호 공동선두
프로야구 시즌 초반 ‘대포 경쟁’이 뜨겁다.
현대 ‘쌍포’ 송지만과 이숭용, 롯데 이대호는 11일 일제히 9호 홈런을 날리며 한동안 잠잠했던 홈런왕 경쟁에 불을 붙였다. 공교롭게 이들 3명은 아직 한번도 ‘고기(홈런왕)’를 먹어본 적이 없는 슬러거들.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선수는 송지만이다. 10일 기아 전에서 개인통산 200호 홈런을 때려내더니, 다음날엔 연타석 홈런을 치는 등 최근 5경기 4개 홈런포를 가동했다. 11일 경기 전까지 주자가 있을 때 타율이 0.137로 비난을 받던 터였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송지만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미지 훈련을 하고 있다”며 “이대로 그냥 주저앉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 선수로는 사상 첫 홈런왕 등극을 노리는 1m92·120㎏의 거구 이대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경기를 빼고 모든 경기에 나설 만큼 경험을 쌓은 5년차로, 수 싸움에서 노련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약점이던 변화구 공략도 곧 잘한다.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펠로우가 가세해 상대 견제가 약해진 것도 그의 방망이를 매섭게 한다.
시즌 초부터 내내 선두를 지켜왔던 이숭용은 다소 쫓기는 신세가 됐다. 지난해엔 홈런 9개, 최다홈런도 2002년 19개였을 정도로 ‘거포’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자세를 바꾸면서 중·장거리 타자에서 홈런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디딘 두 발의 폭을 줄이고, 방망이 길이를 줄여 스피드를 높였다. 이숭용은 “지난해 결혼을 한데다 심정수와 브룸바가 빠진 빈자리를 메우려다보니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들 말고도 2경기당 1개 홈런(16경기 8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제2의 호세’ 펠로우(롯데)와 ‘홈런 2인자’ 심정수(7개·삼성)도 언제든지 치고 나설 태세다.
이광권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41~42개면 올해 홈런왕에 오를 것 같다”며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이 오기 전인 5월까지 홈런을 많이 벌어놓는 선수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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