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2일 일본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롯데-주니치 드래곤즈의 경기 3회말 1사 상황에서 6번 타자 이승엽이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교도/연합
|
주니치전 10호포…일본 최다연속홈런 기록에 ’-2’ 3회 두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첫 타석에서 그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주니치 드래곤즈의 투수 나카타 겐이치. 그는 이미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볼카운트 1-1에서 밋밋한 포크볼이 홈으로 파고 들어왔다. 순간 이승엽의 방망이가 전광석화처럼 돌아갔다. 공은 시원한 포물선을 그리며 중앙 전광판을 향했다. 그리고 머린스타디움의 가장 깊숙한 곳에 박혔다. 5경기 연속 홈런. ‘5월의 사나이’ 이승엽(29·롯데 머린스)이 일본 열도를 흔들어대고 있다. 이승엽은 22일 머린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와의 안방경기에 좌익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회 1점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맹타를 휘둘렀다. 5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10호째. 매트 프랑코와 팀내 홈런 공동 1위가 됐다. 이승엽은 이날 중월 홈런을 비롯해 1회 좌전안타, 6회 우전안타로 ‘부채살 타법’을 뽐냈다.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타율도 0.313에서 0.325로 끌어올렸다. 롯데가 11-4로 이겼다. 이승엽은 1999년 국내 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최다인 54홈런을 기록할 당시 6경기 연속 홈런(7월19~25일)을 친 적이 있다. 일본프로야구 기록은 72년 당시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오 사다하루(왕정치·9월11~20일)와 86년 한신 타이거즈의 랜디 바스(6월18~26일)가 기록한 7경기 연속 홈런이다. 이승엽이 5경기 연속 홈런으로 일본 신기록에 2개 차로 다가서자, 일본 언론은 “아시아의 홈런왕이 부활했다”며 일제히 흥분했다.
|
||||
이승엽은 지난 15일 박흥식 삼성 코치에게 전화를 걸어 “97년 백인천 감독 시절 특공대 지옥훈련 이후 가장 많은 훈련을 했다”며 “힘들었지만 성적이 좋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런 지옥훈련은 5월 들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승엽은 국내에 있을 때 5월만 되면 방망이에 물이 오르는 ‘5월의 사나이’였다. 한 시즌 최다홈런(54개)을 때렸던 99년과, 아시아 홈런신기록(56개)을 세운 2003년에 각각 5월에만 이틀에 한개 꼴인 15개의 홈런포를 뿜어대며 월간 최다기록을 작성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초반 ‘플래툰 시스템’(한 수비 위치에 두 명의 선수를 경쟁시키는 것)으로 타격에 기복이 심했지만, 신록이 푸르른 5월이 되자 예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또 부인 이송정씨가 8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이승엽은 이래저래 기분좋은 해를 보내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