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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가 30일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안방경기 1회 공을 던지고 있다. 알링턴/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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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벤치 역전3점포 패전위기서 구원
5회까지 1-3으로 뒤진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박찬호를 보고 벅 쇼월터 텍사스 감독은 교체를 생각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박찬호에게서 살아있는 눈빛을 봤다”고 했다.
그리고 6회. 텍사스의 케빈 멘치가 좌월 역전 3점홈런을 터뜨렸다. 짜릿하게 승리투수가 된 박찬호는 자기 홈페이지에 남긴 글 그대로 “특히 아름답게 높이 멀리 날아가는 홈런타구를 바라보며 소름 끼치도록 시원해 했다.” 통산 99승을 안겨준 홈런이었다.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는 30일(한국시각)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6안타(삼진4)를 내주며 3실점하는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은 12-4로 이겼다. 최근 4연승으로 시즌 5승(1패)을 올린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을 눈앞에 뒀다. 평균자책은 4.61에서 4.60이 됐다.
99승은 극적으로 찾아왔다. 전날 등판 예정이던 경기가 비로 취소된 탓에 박찬호는 균형을 잡지 못했다. 바깥쪽 빠른 공을 승부구로 던졌으나 볼넷을 4개 내줄 정도로 제구가 불안했다. 6회까지 퀄리티 스타트(6이닝까지 3점 이하로 실점하는 투구)는 했지만 팀이 1-3으로 뒤져 승리보다 패전이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6회. 8승(2패·평균자책 3.22)으로 메이저리그 다승 공동 1위인 존 갈랜드의 구위에 눌려있던 텍사스 타선이 폭발했다. 텍사스는 멘치의 3점홈런을 포함해 타자일순해 6안타를 집중하며 더그아웃에 앉아있던 박찬호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박찬호는 이르면 다음달 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 경기나 11일 플로리다 말린스 경기에서 100승 고지에 오를 것 같다. 동양인 100승 선수는 데뷔 10년차의 노모 히데오(템파베이 데블레이스·121승) 뿐이다. 박찬호는 전성기였던 2000(18승·5월26일 5승), 2001(15승·5월30일 5승) 시즌 때와 비슷한 빠르기로 5승 고지에 도달하면서, 패는 1패로 가장 적어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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