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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02 19:40 수정 : 2005.06.02 19:40

김동훈의 직선타구

프로야구에서 아무리 강한 팀도 10번 싸워 적어도 3번은 고개를 떨구기 마련이다. 올해로 24년째를 맞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정규리그 1위 팀이 승률 7할을 넘긴 적은 딱 두번밖에 없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오비(OB·현 두산) 베어스가 56승24패로 7할에 턱걸이했고, 85년 삼성 라이온즈가 77승32패 0.706의 역대 최고 승률로 전·후기 통합우승을 일궜다. 80년대는 프로야구의 뿌리가 깊지 않아 팀간 전력이 들쭉날쭉하고 선수간 기량 차이도 워낙 컸다. 85년 1위 삼성과 2위 롯데의 승차는 무려 18.5경기나 났을 정도다.

그 뒤 20년간 7할 승률 팀이 나온 적은 한번도 없다. 팀당 경기수가 133경기로 늘어난 뒤 2000년 현대 유니콘스가 역대 최다인 91승(2무40패)을 올릴 때도 승률 7할(0.695)을 넘지는 못했다.

반대로 아무리 약한 팀도 10번 싸워 3번은 이긴다. 23차례의 정규리그 가운데 꼴찌 팀이 승률 3할에 못미친 적은 82년 ‘도깨비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포함해 4번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프로야구는 ‘삼성 양키스’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두산과 엎치락 뒤치락 박빙의 선두다툼을 벌였으나, 어느새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고, 더 멀찌감치 달아날 태세다. 그 사이 승률도 7할을 훌쩍 넘겨 1일 현재 0.708에 이른다. 이 승률을 끝까지 유지한다면 프로야구 역대 최고다. 삼성은 5월 한달간 무려 19승6패(0.760)를 기록해 역대 월간 최다승 타이기록도 세웠다.

삼성의 기세가 워낙 무섭다보니 나머지 7개 구단은 벌써부터 ‘사자 피해가기’ 전략을 세우는 것같다. 두산은 지난달 12일 삼성전에서 2군에서 갓 올라온 고졸 새내기를 선발로 내세워 승리를 헌납했다. 롯데도 삼성과의 개막 2연전에서 에이스 손민한을 일부러 내세우지 않아 2연패를 당하더니, 최근 3연전에서도 손민한을 쉬게 했다.

선두를 견제해야 할 2위 두산과 3위 롯데가 알아서 꼬리를 내릴 정도니, 하위팀들이 에이스를 내세워 삼성에 죽자살자 달려들리 만무하다. 가만히 있어도 먹이를 상납받는 ‘밀림의 왕자’는 힘들이지 않고 차곡차곡 승수를 쌓고 있다. 삼성이 내친김에 시즌 최다승(91승) 기록을 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작도 하기 전에 결과가 뻔한 경기에 흥미가 있을리 없고, 관중이 많을리 없다. 7개 구단이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김동훈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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