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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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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공책엔 단 한번, 공 하나를 상대한 투수라도 등번호, 구질, 투구자세 등이 빠짐없이 기록돼 있다. 벌써 그의 메모 공책은 한권을 넘어섰다. 한 때 구단에서 “우리가 준 자료가 못 미더운가?”하고 오해를 했을 정도다. 서튼의 습관은 구단이 30개나 되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자연스레 체득한 ‘생존기술’이었다. 메모를 하지 않으면 그 많은 선수들에 관한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까닭이다. 메모 덕분일까. 서튼은 금방 한국야구에 적응했다. 최근에는 5할대의 불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1일까지 타자부문 모든 타이틀에서 그의 이름은 5위 안에 들어있다. 타율 3위(0.333), 홈런 2위(12개), 타점 3위(39개), 안타수 3위(59개), 장타율 1위(0.588), 출루율 3위(0.442), 볼넷 1위(39개). 심지어 삼진마저도 3위(43개)다. 현대 프런트는 “지난해 최고 외국인 타자로 불리던 클리프 브룸바(현재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만큼 해준다”고 만족해 한다. 전지훈련 당시 자율이던 밤 훈련에 빠지지 않고, 늘 아침을 먹으며 성경책을 읽을 만큼 부지런하고 성실하다는 서튼. 서튼은 개막 2달만에 현대 타선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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