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6.15 18:45
수정 : 2005.06.1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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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용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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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흔·강인권 부상당해 엉겁결에 마스크
투수리드 합격점‥적시타·결승타도 ‘펑펑’
“안 서던 무대에 자꾸 서니까 타자들 파악이 안 돼 좀 힘드네요. 포수는 머리싸움이거든요.”
두산 백업 포수 용덕한(24·사진)은 1군 무대가 익숙하지 않다. 그는 프로 2년차로 새내기나 다름없다. 데뷔 첫해인 지난해에는 고작 5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그런 그가 최근 안방을 엉겁결에 맡은 이유는 선배인 홍성흔(28)과 강인권(33)의 줄 부상 때문. 베테랑 강인권은 지난달 1일 에스케이전 때 공에 맞아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주전 홍성흔은 21일 잠실 엘지전에서 발목을 접질려 지명타자로 주로 출전하고 있다.
결국 2차 8번(계약금 3천만원)으로 프로에 발을 내디딘, 특별히 눈에 띄는 새내기도 아니었던 용덕한이 기회를 잡았다. 침착한 성격과 성실함으로 일찍부터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받았던 덕을 봤다.
그리고 그는 이 뜻밖의 행운을 잘 살리고 있다. 타율도 경험이 적은 편치고는 괜찮은 2할대 중반(0.258)이다. 툭툭 가볍게 맞히는 타법이 곧잘 적시타로 연결돼 상대에게 뜻밖의 일격을 먹이곤 한다. 14일 마산 롯데전에서는 결승 타점까지 올려 팀의 2-1 짜릿한 1점차 승리도 이끌었다. 그는 “선배 투수들이 내 리드를 군말 없이 따라줘 고마울 뿐”이라며 “나는 수비형 포수라 타격은 부담 없이 하려 한다”고 말했다.
물론, 용덕한은 선배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면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다. 그런 탓인지 그는 “경기 경험을 많이 쌓는 것 빼고는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위기 때 제 몫을 해준 그에게 기회는 계속 찾아올 것만 같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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