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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두산-기아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서 구단 직원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기록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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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기록보다 고과가 ‘중요’ 임승규 엘지 트윈스 과장은 “고과는 선수들의 성적표이자, 생활기록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들은 타격·투구·주루·수비 등 큰 항목 아래 50여가지 이상의 하위항목을 나눠 고과를 기록한다. 상황에 따라 수백가지 경우의 수가 갈라진다. 단순히 타율·평균자책·장타율 등 기껏해야 10여가지 항목인 공식기록과는 차원이 다르다. 가령, 타격은 상대투수 수준에 따라 기본점수가 나뉜다. 또 팀의 점수 상황(열세·동점·우세), 주자 유무 등에 따라 세분화돼 점수가 올라간다. 고과인 만큼 철저하게 노력의 대가를 쳐 주는 것도 특징이다. △벤치에서 선수단의 흥을 띄웠을 때 △끈질긴 승부로 상대투수에게 8개 이상 공을 던지게 했을 때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불펜에서 50개 이상 투구를 했을 때 등도 점수가 올라간다. 팀을 생각해야 고과도 높다 임승규 과장은 “팀에서 이쁘게 생각하는 선수는 따로 있다”며 “아웃되더라도 상대투수의 공을 의식적으로 밀어치거나 당겨쳐 진루타를 만드는 타자는, 화려하지 않지만 팀으로선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모 아니면 도’ 식으로 경기흐름을 읽지 못한 채 뛰는 선수는 결코 좋은 점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개근 출장도 중요하다. 구단은 기본출장 점수를 줘, 치열한 주전경쟁(70명 가운데 주전은 23명)을 뚫은 실력과 철저한 자기관리 노력을 인정한다. 김정균 두산 운영홍보팀장은 “고과는 개인성적에 더해 팀을 먼저 생각하고 희생한 선수를 가려내는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같은 안타쳐도 고과 천차만별 타율 부문에서 안타는 다 같은 안타다. 하지만 고과라는 현미경을 들이대고 보면, 안타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 같은 안타를 치고도 고과가 천차만별인 상황을 예를 들어봤다. 상황 팀은 1-2로 뒤져 있다. 주자 1루에 2사 상황. 타자 홍길동은 투수의 볼을 5개 이상 계속 걷어내 파울을 만들며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 3볼까지 갔다. 결국 홍길동은 우익수 앞에 뚝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쳤다. #시나리오 1 홍길동은 공을 치자마자 전력질주해서 2루에 안착했고, 1루에 있던 주자까지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다. =고과 점수 10점, 점수 내용 : 안타(1점)+2루타 가산점(2점)+주자 있을 때 안타 가산점(1점)+동점타(2점)+투수가 8개 이상 투구하게 한 가산점(1점)+적극적인 플레이에 따른 가산점(3점) #시나리오 2 타자 홍길동은 으레 아웃되는 줄 알고 설렁설렁 뛰다 수비가 공을 못 잡는 것을 보고서야 전력질주했다. 하지만 2루에서 태그 아웃당했고, 그대로 공격이 끝났다. =고과 점수 2점, 점수 내용 : 안타(1점)+주자 있을 때 안타(1점)+투수가 8개 이상 투구하게 한 가산점(1점)+주루실책 감점(-1점)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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