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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반경기차‥ 상대 선발 약해 절호의 기회
곰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렸다.
‘삼성 양키스’의 독주로 자칫 싱거워질 뻔한 프로야구가 ‘사자 잡는 곰’의 재주로 선두 다툼이 치열해졌다.
20일 현재 팀당 126경기 중 61~65경기를 치러 정확히 정규리그의 반환점을 돈 가운데, 2위 두산이 선두 삼성을 불과 반 경기 차로 따라붙으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5월 한달간 19승6패의 경이적인 승률로 두산과의 승차를 한 때 5.5경기까지 벌렸던 삼성은 6월 들어 6승1무8패로 주춤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지난 7~9일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최근 12경기 9승3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의 부진은 믿었던 마운드에 발등을 찍혔기 때문. 방망이가 잘 돌지 않을 때도 꿋꿋이 버텨줬던 마운드는 최근 1~4 선발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안방 6연패를 당했다. 특히 바르가스는 컨트롤 난조로 21일 예정된 선발에서마저 제외됐다. 삼성은 이번 주 상승세의 현대·에스케이와 맞붙어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두산 역시 공교롭게도 삼성의 상대팀인 에스케이·현대와 엇갈려 맞붙는다. 하지만 상대팀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삼성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에스케이 선발 가운데 최근 구위가 가장 좋은 신승현과 고효준은 지난 주말 삼성전에 나란히 등판해 두산과의 이번 주중 3연전에는 나서지 못한다. 또 현대의 ‘원투 펀치’ 김수경과 캘레웨이도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 나설 것으로 보여, 두산은 주말 현대 전에서 이들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으로서는 5월18일 이후 한달여 만에 선두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선두다툼 못지않게 ‘가을잔치’ 커트라인인 4위 싸움도 치열하다. 4위 현대부터 꼴찌 기아까지 다섯팀이 불과 4경기 차로 다닥다닥 붙어 있다.
한화가 9연승 가도를 달리며 단숨에 3위로 수직 상승했듯이, 어느 팀이라도 연승에 탄력만 붙으면 3위까지도 넘볼 수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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