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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1 18:50 수정 : 2005.07.13 02:48

‘스위치 타자’ 도전하는 선수들

“다시 태어난다면 왼손 타자가 돼 보고 싶다.”

얼마 전 은퇴한 ‘홈런타자’ 장종훈은 이렇게 말했다. 왼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가 던진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데다, 타격 후 1루 출루에 유리하다. 따라서 오른손 타자들은 왼손 타자가 갖는 장점을 한번쯤 탐내기 마련이다.

그래선지 최근 들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한 타자들이 두드러진다. 이런 현상은 올해 ‘양손’ 선수 현황에서도 잘 나타난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KBO) 등록 선수 중 양손잡이 선수는 모두 32명. 이 가운데 5년차 미만이 26명에 이른다

양손잡이 대부분 ‘우투좌타’ 양손잡이의 대부분은 우투좌타 선수다. 이를 테면 글씨는 오른손으로 쓰고, 밥은 왼손으로 먹는 격이다. 한발 더 나아가 상황에 따라 마음대로 손을 바꿔 글씨 쓰고 밥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바로 스위치 타자다. 현재 한국야구위원회에 스위치 타자(우투양타)로 등록된 선수는 모두 10명이다. 이성열(엘지)이나 정수성(현대)처럼 주로 좌타석에 서는 ‘반쪽 스위치 타자’들은 아직 우투좌타로 등록돼 있다. 이들은 적응기간을 더 거쳐 정식 스위치 타자로 거듭날 예정이다. 이밖에도 현재 2군에서 양손 훈련 중인 선수들이 적지 않아 내년 시즌에는 스위치 타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투양타 새내기들 부쩍 늘어
이성열 등 좌타자도 양손훈련
적응하려면 2~3년 족히 걸려

눈에 띄는 사실은 현재 등록된 10명 중 박종호(삼성) 이종열(엘지) 장원진(두산) 최기문(롯데)을 뺀 나머지 6명이 2년차 미만의 새내기라는 점이다. 프로 초년생들을 중심으로 한 스위치 타자 열기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험난한 스위치 타자의 길 스위치 타자 도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는 한정돼 있는 편이다. 코치들은 주로 몸이 날렵하고 재치있는 선수들에게 스위치 전향을 권고한다. “주전자리를 노리는 발빠른 선수라면, 과감하게 시도해볼 만 하다”는 게 김용달 현대 유니콘스 타격코치의 설명이다.

그러나 ‘한 방향’에 익숙한 프로선수들이 스위치 타자가 되기까지는 변화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몇몇 선수들은 코치의 제안에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섣부른 도전을 망설이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 코치는 “써왔던 근육의 움직임을 갑자기 변화시키다 보면, 신체구조가 통째로 바뀌는 듯한 고통을 겪게 된다”며 “끝없는 반복연습과 집념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열정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스위치 타자의 득과 실 이런 고통을 견디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도 많다. 야구는 전신운동이 아닌 부분운동이기 때문에 부상이 잦다. 이에 대해 한화 이글스 이정훈 타격코치는 “반드시 스위치 타자가 되려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몸의 균형을 위해 가벼운 스위치 훈련은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엘지 트윈스 이광환 2군 감독도 “어려서부터 한 쪽 방향만 집중적으로 훈련한 선수들일수록 몸이 굳어지기 마련”이라며 ‘반대방향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결국 스위치 훈련 자체는 힘들지만, 선수들 스스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훈련을 통해 스위치 타자로 자리잡기까지는 대개 2~3년 정도가 걸린다. 짧지 않은 기간이 필요한 만큼, 선수 혼자서는 체계적인 과정을 밟아가기 어렵다. 이종열은 “어린 선수들은 섣불리 욕심을 부리기 전에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좋은 스위치 타자는 무엇보다 훈련을 잘 이끌어 줄 코치가 있을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윤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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