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12 19:31
수정 : 2005.07.13 03:34
‘롯데 이대로, 한화 이경재, 엘지 박정식을 아시나요?’
프로야구 골수 팬들에게도 알쏭달쏭한 이름이다. 하지만 이들은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단지 1명의 이름이 아니라 3명의 이름을 합쳤을 뿐이다.
셋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이름은 ‘이대로’. 라이온·이대호·펠로우 등 롯데 클린업 트리오의 가운데 글자를 딴 것이다. 요즘은 주춤하지만 이들은 한때 폭발적인 타격으로 프로야구에 ‘부산갈매기’ 열풍을 몰고왔다.
한화 이경재는 7~9번 브리또·신경현·백재호의 가운데 글자. 한 달 전부터 시작된 한화의 상승세는 이들의 활약과 궤를 같이 한다. 엘지 ‘박정식’도 하위 타선 박기남-김정민-한규식의 합성어다. 공교롭게 이들이 주전 자리를 꿰찬 뒤부터 엘지는 꼴찌에서 4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런 이름은 주로 구단 홍보실이나 언론에서 만든다. 효시는 1980년대 말 실업농구 기아의 허동택(허재-강동희-김유택) 트리오로 기억한다. 프로야구에서는 90년대말 두산 베어스의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가 처음인 듯하다.
올해는 유난히 이런 이름이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조금 잘한다고 죄다 갖다 붙일 수는 없다. 나름의 뜻이 담겨 있어야 한다. 롯데 이대로는 “그냥 이대로가 좋아~”라는 뜻을 담았다. 한화 이경재는 ‘사장님 타선’이다. 한화 이글스 이경재 사장의 이름에서 따왔기 때문. 엘지 박정식도 이들이 활약하는 날은 어김없이 승리를 가져오자 ‘박정식’=‘승리 방정식’이란 뜻에서 붙여졌다. 좋은 성적과 재밌는 이름. 구단으로선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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