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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9 17:36 수정 : 2005.07.19 17:36

`팬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마당에 동참할 의무 위반인가, 아니면 부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선수 개인의 자구적 노력인가'

손민한(롯데)과 함께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토종 에이스를 다투는 배영수(삼성), 박명환(두산)과 LG의 마무리 투수 장문석의 지난 16일 인천 문학구장 올스타전 불참을 놓고 말들이 무성하다.

또 이들 3명의 갑작스런 불참 선언에 부랴부랴 선수 교체 해프닝을 벌였던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어정쩡한 사후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감독 추천 선수로 선발됐던 동군의 배영수와 박명환, 서군의 장문석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올스타전 전야제가 열렸던 지난 15일 부상을 이유로 `별들의 잔치'에 참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병원 진단서와 함께 KBO에 전달했다.

배영수는 오른쪽 발목, 박명환은 오른쪽 어깨 근육 뭉침, 장문석은 왼쪽 어깨 뭉침이 불참 통보의 이유.

이 때문에 KBO는 양군 사령탑과 상의를 거쳐 권오준(삼성)과 김명제(두산), 지연규(한화)를 대체 선수로 투입하느라 진땀을 뺐다.

팬들 역시 방어율 1위(2.45)의 지난해 공동 다승왕과 위력투를 자랑하는 지난해 최고의 `닥터K' 박명환을 올스타전에서 볼 수 없어 실망이 클 수 밖에 없었다.

팬들의 비난이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다시 불을 지른 건 KBO가 해당 구단에 불참 선수들에게 후반기 등판 자제를 요청했다는 게 알려지면서.


자제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2∼3일에서 최고 1주일까지로 해석이 분분하다.

KBO가 선수들이 진단서까지 제출한 상황에서 후반기에 곧바로 등판하는 건 팬들을 봐서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판단, `사후 약방문'격으로 뒷북을 친 것.

상벌위원회 결정을 거치지 않은 구두 수준의 권고지만 KBO가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집행기구라는 점에선 구단의 이기적 행태에 대해 무언의 `징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구단들은 문제가 된 3명의 선수의 후반기 출장 계획에 꿀 먹은 벙어리식으로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면서도 불편한 심기만은 감추지 않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가 부상 때문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는 데 무리를 하면서까지 올스타전에 내보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도 KBO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KBO는 "진단서만 내면 올스타전 전날이라도 취소할 수 있다는 구단 발상대로라면 팬들과의 축제가 뭐가 되느냐. 이번 기회에 갑작스런 불참을 제재하기 위한 방안을 명문화하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KBO와 구단간의 첨예한 신경전 속에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펼치는 장면을 기대했던 팬들만 결국 피해를 본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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