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ㆍ텍사스 레인저스)가 투구수 관리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투스트라이크 이후의 빠른 승부가 일단 문제 해결의 열쇠로 보인다.
박찬호는 2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⅓이닝을 109개의 공으로 막아냈다. 불과 닷새 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104개의 공을 던진 것을 감안하면 박찬호는 거의 같은 투구수로 2이닝 이상을 더 버틴 셈이다.
과연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두 경기에서 나타난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바로 투스트라이크를 잡은 이후의 승부 방법이다.
박찬호가 볼카운트 2-0이나 2-1으로 앞서 나간 게 15일 오클랜드전에서는 모두 9번이었고 20일 양키스전에서는 10번이었다.
큰 차이는 없지만 20일 경기에서 2이닝을 더 던졌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볼카운트를 오히려 더 유리하게 끌고 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15일 경기에서는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9번이나 만들어 놓고 그 가운데 4번이나 연거푸 볼 2개 이상을 던지며 승부를 지리하게 끌고 갔다.
반면 20일 경기에서는 같은 10번의 상황에서 2개 이상을 볼을 연달아 던진 게 단 한 번 뿐이었다. 투스트라이크를 잡으면 곧바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
유인구로 상대방을 낚는 것은 성공하기만 하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오클랜드 타자들처럼 볼을 고르는 타자들에게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았다.
투구수가 쌓이며 체력을 허비했고 결국 결국 제풀에 지쳐 지쳐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양키스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투스트라이크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기 때문에 과연 박찬호가 투스트라이크 이후 던진 공이 실질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이었느냐에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박찬호의 마음가짐이다. 박찬호는 "불펜이 혹사 당한 팀 사정과 최근 투구수 조절에 실패한 경기를 염두에 두고 빠른 승부를 걸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도대로 경기를 풀어간 것이다.
박찬호는 25일 또 다시 지긋지긋한 오클랜드 타자들과 다시 맞붙는다. 과연 박찬호가 진정한 해답을 찾았는지는 그 경기에서 명확하게 가려질 것이다.
올 시즌 한 이닝 평균 18.2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는 오클랜드와의 3경기에서 14이닝 동안 299개의 투구수로 이닝당 평균 21.4개의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알링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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