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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 KBO로 ‘집안싸움’ 몰고온 박용오 총재 |
그룹 경영권 다툼으로 ‘형제의 난’을 겪고 있는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야구와 무관한 문제로, 그것도 야구취재 현장인 기자실로 들이닥쳐 사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은 몰상식한 처사라는 비난이다.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인 박 전 회장은 21일 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위원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애초 5층 총재실에서 하려다가 보도진이 30여명에 이르자 공간이 넓은 7층 기자실로 옮겼다. 기록관리 등을 하는 야구위원회 직원들은 갑작스런 일에 장내 정돈과 의전에 신경을 쓰느라 바빴고, 기자실은 어수선했다. 1시간 가까운 소란 끝에 기자회견을 연 박 전 회장은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잘라 말한 뒤 성명서만 낭독한 채 5분만에 자리를 떴다.
그러나 한국프로야구의 ‘전당’이며, 공식 사무실인 야구위원회 건물에서 집안일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것은 야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음에 틀림없다. 당장 구단의 반응도 써늘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야구위원회는 8개 구단과 나아가 야구 팬들의 것인데, 박 전 회장이 사유화했다”며 흥분했다. 한 야구인은 “그룹에서 쫓겨나 갈 곳이 없었던 박 총재의 처지는 이해하지만 차라리 집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쓴 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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