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2 18:52
수정 : 2005.07.22 18:53
꼴지팀 기아 이종범…후배 지도에 부쩍 신경
‘바람의 아들’은 2001년 다시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일본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좌절을 겪은 뒤였다. 그가 돌아온 팀은 기아였다.
자존심 강한 이종범(35)은 강하게 자신을 다그쳤다. 하지만 해태시절 3차례(1993년, 96년, 97년)나 했던 우승과는 다시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금빛 시절’을 기억하는 그는 때때로 “후배들이 지역을 대표한다는 근성과 자부심이 없다”고 아쉬움을 털어놓곤 했다.
이종범의 속앓이는 올해도 진행형이다. 한 기아 구단 직원은 “요즘 좀체 얼굴이 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인 성적은 좋다. 21일까지 0.317의 타율로 이 부문 4위, 20도루로 3위다. 매년 열댓개 넘게 치던 홈런이 3개에 그치고 있지만 이것도 ‘의도적인 결과’일 뿐이다. 1번 타자로서 홈런 대신 많이 살아나가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출루율 4위(0.406)에 득점 공동 9위(59개)다.
구단 직원들은 “후배들도 같이 잘 하지 못하는 것”이 그를 안타깝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팀은 꼴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부쩍 후배들을 가르치는데 힘을 쏟는다. 자신의 백업 선수인 이용규에겐 도루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하는 말도 달라졌다. 과거 ‘추상적으로’ 정신력을 이야기 했던 그는 이제 ‘구체적으로’ 돈값을 하라고 강조한다. “프로는 알아서 제 돈 받은 만큼은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기아가 남겨둔 경기는 45경기. 4위 에스케이와 8경기 차가 난 기아는 최소 5할 이상의 승률을 거둬야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랄 수 있다. 팀과 함께 웃고 싶은 이종범의 바람이 이뤄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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