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25 19:05
수정 : 2005.07.25 19:06
스포츠창
프로야구판의 ‘풍운아’ 노장진(31·롯데). 그는 서울·대전·대구 찍고 지금은 부산에 있다. 야구인생이 마치 ‘경부선’을 탄 격이나 다름없다.
노장진이란 이름 석자는 먼저 서울에서 알려졌다. 공주고 3년 때인 1992년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고교야구 결승에서 선린상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4-0 승리를 이끌어내 프로팀 스카우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듬해 계약금 4천만원을 받고 대전 연고의 빙그레(현 한화)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그해 11월, 구단은 그를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했다. 숙소 이탈 등 불성실한 훈련태도가 문제였다. 그는 돌연 현역으로 군에 입대해 유격훈련 조교를 맡았다. 제대 후 97년 한화에 복귀했지만 99년 삼성 최익성과 트레이드돼 대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그 해 선발 15승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아내 김태백(34)씨를 만나 결혼도 했다. 구원투수로 전환한 2002년에는 23세이브를 기록하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김응룡 감독과의 마찰로 또 잠적소동을 빚은 끝에 지난해 8월 부산에 정착했다. 올해는 롯데의 철벽 마무리로 활약하며 ‘부산 갈매기’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풍운아’ 꼬리표를 떼는 듯했다.
그런데 또 불행한 사건이 터졌다. 지난 23일 에스케이와의 사직 경기에서 시즌 18세이브째를 올린 그날 밤, 집에서 부부싸움 끝에 아내가 음독자살을 기도한 것이다. 아내는 몹시 위독한 상태다. 그는 글러브를 벗고 아내 곁을 지키고 있다.
노장진이 역경을 딛고 다시 ‘바람처럼 구름처럼’ 공을 던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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