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7.31 19:03
수정 : 2005.07.31 19:05
‘투수무덤’ 떠나 본격 부활 날갯짓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었던 박찬호(32)가 30일 샌디에이고의 강타자 필 네빈과 전격 트레이드 됐다. 박찬호는 3년여 만에 다시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돌아온 것이다. 1969년 창단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아직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으로 2002, 2003년엔 지구 꼴찌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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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트레이드됐나?= 텍사스는 몸값(5년 650억원)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한 박찬호의 트레이드를 꾸준히 염두에 둬왔다. 박찬호는 최근 3년 동안 14승에 그쳤다. 올해는 8승(5패)을 거두고 있지만 높은 평균자책(5.66) 탓에 팀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 동시에 텍사스는 장타력이 있는 지명타자를 찾고 있었다. 텍사스와 마찬가지로 내년까지 1700만달러의 연봉을 줘야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에 발목잡힌 타자 필 네빈을 탐탁찮게 생각하고 있던 샌디에이고는 선발 아담 이튼과 우디 윌리엄스가 부진에 빠지자 이를 메울 투수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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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인가 실인가?= 득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샌디에이고는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팀이라 텍사스보다 더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다.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도 높다. 샌디에이고는 31일까지 51승52패(승률 0.495)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를 1.5경기 차로 앞선 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박찬호는 트레이드 뒤 “샌디에이고는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에 있고 팀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안방구장 역시 박찬호에게 유리하다. 공이 높이 뜨면 기류 탓에 곧잘 넘어가는 텍사스의 아메리퀘스트필드와 달리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는 외야펜스가 2m 정도 더 뒤에 있다. 지명타자가 없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내셔널리그의 규칙도 투수에겐 더 수월하다.
송재우 <엑스포츠>해설위원은 “샌디에이고는 최근 12경기에서 1승밖에 못 거둘 정도로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있다”며 “득이 많아 보이는 트레이드인 만큼 팀에 빨리 팀에 적응하면 2선발 쯤으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팬들은 최희섭(엘에이 다저스),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뛰고 있는 내셔널리그에 박찬호가 합류하게 돼 이들의 맞대결을 볼 수 있게 됐다. 홈런을 2개나 때려낸 박찬호의 타격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도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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