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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1 18:48 수정 : 2005.08.01 18:52

삼성의 양준혁 / 사진

[만나봅시다] 야구사 다시 쓰는 양준혁

 “전 길게 안봅니다. 한 경기, 한 타석, 한 구에 다 쏟아붓고 딱 나옵니다. 그게 쌓여 기록이 됐겠죠.”

안타(3077개) 통산 1위, 사사구(1008개) 통산 1위. 타점(1111점·장종훈 1145점)과 루타수(3077루타·장종훈 3172루타)는 통산 2위….

기록? 1구1구에 다 쏟아 부을뿐

삼성 양준혁(36)은 장종훈(37·한화)이 은퇴하기 무섭게 프로야구 타자 부문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청담동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야구한 뒤 가장 길고 힘든” 슬럼프(타율 0.264)를 겪어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서운했던 모양이다. “뭐 기록 세운다고 알아주나”며 툭 뱉는다. 그는 스스로 편안한 듯했다. 솔직했지만 냉소적이었다. 그래서 과한 진지함을 에둘러갔다.

 “몸이 굉장히 뻣뻣한 편이거든요. 그래도 다쳐서 못 뛴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절대 몸 안 사립니다. 뭘 치건 1루까지 전력으로 뜁니다. 이러면 웬만한 부상거리는 몸이 알아서 이겨내더라고요.”

어느덧 프로 13년차. 이제는 전매특허가 됐지만 처음엔 그 ‘제멋대로인’ 타격폼과 표정, 행동거지 탓에 고생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몸에 익은 거라 저는 몰랐어요. 그런데 신인 때는 ‘건방지다’고 선배·코치들한테 따로 불려가서 무지하게 혼났습니다. 하도 그래서 시키는대로 하니까 야구가 안 돼요. ‘에라, 내 스타일로 간다’ 그랬죠. 지금도 ‘개폼이다, 힘으로만 친다’고 하기도 하는데 괜히 11번이나 3할 친 건 아니죠. 저도 가끔 제 폼 보면 웃기지만, ‘탑’에 오른 사람들은 자기만의 뭐가 있거든요.”

스타라고 대충 뛰는건 ‘야구신’ 모독

 ‘위풍당당’ 양준혁은 프로란 이래야 한다면서 진지해졌다. “프로라면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야구 해야죠. 저는 야구에도 신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베이브 루스 신 같은…. 이런 신들이 매일 야구장 와서 야구를 보는 거예요. 대충한다는 거요? 신을 모독하는 거죠. 이건 기독교인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거하고 같은 거예요. 먼 나중엔 우리도 신이 생길 겁니다. 이만수 신, 선동열 신 같은…. 그 신들이 어디 가겠어요? 야구장 오겠지. 전 스타라고 설렁설렁 뛰는 선수 인정 안합니다.”


맞선은 사절…자식은 투수시킬래

불쑥, “왜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는 약하냐”고 물었다. “그건 맞아요. 제가 그렇게 대가 세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낯도 좀 가리는 편이고. (심)정수나 (김)한수 만큼 안 돼요.” 좀더 큰 무대에 뛰어 보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결혼도 안했지만 만일 자식이 야구를 한다면 큰 무대 진출하기가 타자보다 유리한 투수를 시키겠다고 했다.

결혼은? 36살의 노총각은 심드렁했다. “때 되면 되겠지요”. 그러면서 호텔에서 숙소생활을 하느라 질리도록 선보는 남녀를 봐 선은 사절이란다.

 ‘괴물타자’는 오래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했다. “한 45살까지는 하고 싶어요. 물론 질질 끌려가면서까지 하겠다는 건 아니고. 아이고오~. 그런데 지금처럼 요따구로 야구 해갖고 그래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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