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8.04 18:32
수정 : 2005.08.0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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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2-12. 이대로 공격을 마치면 경기가 끝난다. 햇볕에 달궈진 더그아웃이 더 뜨겁다. 선수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코치는 입이 탄다. 기회는 왔다. 2사 주자 1·2루. 1점만 더 내면 7회까지 갈 수 있다. 쳤다. 3루쪽으로 힘없이 굴러가는 땅볼 아웃. 경기 끝이다.
청각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팀. 제3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에 출전하면서 9회까지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4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예선 1회전 경기 결과는 6회 콜드게임 패.
그래도 선수들의 표정은 밝다. 7월 대붕기를 석권한 강호 상원고(옛 대구상고)와의 대결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2002년 팀을 꾸린 이래 6전 전패의 성적, 9회까지 간 적은 딱 1번 있었다. “긴장한 탓에 초반 대량실점한 게 좀 아쉽네요. 다음 대회에서는 반드시 9회까지 가야죠.” 박상수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이 더 부담스러운 듯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젠 호기심으로 관심을 얻기는 싫습니다. 당당한 야구팀으로 인정받고 싶어요.”
선수들도 ‘야구선수’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날 2루타와 3루타로 혼자 2타점을 올린 이종환은 수화로 “우리를 다른 학교팀들과 똑같이 봐줬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해서 실업팀에 꼭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최현준 인턴기자
충암고 5-3 공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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