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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승째…140km도 안되지만 변화구 일품
“걱정 안해도 될 것 같은데요. 시속 137~8㎞ 공이라도 이 친구 공은 움직임이 심해서 타자들이 치기 까다로울 거 같아요. 어중간한 빠른 볼 투수보다 훨씬 팀에 도움이 될 겁니다.” 퇴출당한 호세 카브레라 대신 들여온 외국인 투수 넬슨 크루즈(33·사진·SK)의 공을 처음 받아본 포수 박경완은 이렇게 구단 직원들을 안심시켰단다. 팀 투수들이 줄 부상에 시달려 “그저 아프지 않고 시즌 끝까지 꾸준히 출장할 선수”를 우선 기준삼아 크루즈를 뽑은 에스케이 구단 직원들은 강속구 투수가 아닌 그가 통할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베테랑 포수 박경완의 눈은 정확했다. 지난달부터 마운드에 오른 크루즈는 단 한번의 패도 없이 벌써 5승째를 올리고 있다. 평균자책도 1.73이다. 그가 선발의 한 축을 든든히 맡아주면서 팀 성적도 수직상승해 4일까지 2위 두산마저 반 경기 차로 바짝 위협하고 있다. 구단에선 “제 몫의 120%를 하는 복덩이가 왔다”고 기뻐했다. 성준 에스케이 코치는 각도 큰 체인지업과 노련한 경기운영을 크루즈의 장점으로 꼽았다. “손이 커서 체인지업이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폭이 아주 큽니다. 또 경기 맥을 잘 짚고, 제구가 안정돼 있는 선수라 연타를 허용하지 않아요.” 진지하게 한국야구를 대하는 것도 크루즈의 미덕이다. 한국 야구를 한 수 아래로 보는 다른 일반적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크루즈는 자기 공에 관해 많이 묻고 들으려 했다. 성 코치는 “차분한 성격에 팀워크를 존중해 꼭 양반 같다”고 말했다. ‘순항’이란 이름값을 제대로 하고 있는 셈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4일 전적> SK 5-1 삼성(대구) 현대 5-4 기아(수원) 두산 6-3 LG(잠실) 한화 1-0 롯데(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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