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10.25 21:15
수정 : 2012.10.26 09:56
한국시리즈 통산 세번째 만루포
정규리그 다승왕 장원삼도 제몫
8-3 에스케이 꺾고 2연승 달려
첫 2연승때 KS 우승 확률 93.3%
삼성 최형우(29)의 타구가 달구벌 밤하늘을 갈랐다. 백구는 함성을 타고 우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만루홈런. 이 한방으로 승부는 갈렸다.
삼성이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4선승제) 2차전에서 에스케이(SK)를 8-3으로 물리치고 2연승을 달렸다. 최형우는 2차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긴 경우 15번 중 14번(93.3%) 정상에 올랐다. 2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삼성은 배영수를 선발로 예고했고, 에스케이는 김광현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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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가른 만루포 2-0으로 앞선 3회말 2사 만루에서 최형우가 에스케이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를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시속 124㎞짜리 체인지업이 높았다. 1982년 김유동(OB·현 두산)과 2001년 두산 김동주(두산)가 삼성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터뜨린 뒤 한국시리즈 통산 세번째 나온 만루포. 최형우는 “변화구가 연속 4개가 들어와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30홈런, 118타점으로 이대호(당시 롯데)를 제치고 홈런왕과 타점왕 2관왕에 올랐던 최형우는 올 시즌 14홈런, 77타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한국시리즈 만루 홈런으로 명예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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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밑돌 놓은 진갑용과 배영섭 승부를 가른 것은 최형우였지만 승리의 밑돌은 진갑용과 배영섭이 놓았다. 삼성은 3회말 선두 조동찬의 우중간 안타로 기회를 잡았다. 이어 진갑용이 3구째 번트를 대는 척하다가 강공으로 돌변했고, 깨끗한 좌전안타로 연결했다. 무사 1, 2루의 천금 같은 기회를 잡은 것. 에스케이 이만수 감독은 “여기서 마리오가 흔들렸다”고 했고,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이 대목이 승부처였다”고 했다.
삼성은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든 뒤 배영섭이 때맞춰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로 2-0으로 앞서갔다. 배영섭은 이날 2루타 2개로 3타점 2득점을 올리며 1번 타자 구실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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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선발투수 초반 구위는 삼성 장원삼보다 마리오가 좋았다. 마리오는 1회와 2회 삼진을 3개나 잡으며 무안타 무실점했다. 최고 시속 144㎞의 싱커가 스트라이크존에서 잘 떨어졌고,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았다. 그러나 3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한순간에 무너졌다. 2⅔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4안타와 2볼넷을 내준 게 모두 자책점(6점)으로 연결됐다.
반면 장원삼은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2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회 제구력 난조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실점 없이 막은 뒤 2회부터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장원삼은 “오늘 몸상태가 좋았는데 1회 체인지업에 상대 타자가 속지 않아 2회부터 직구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대구/김동훈 남지은 기자
cano@hani.co.kr
감독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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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 장원삼이 홈런 한 개 맞았지만 최고의 피칭을 했다. 승부처는 3회다. 무사 1루 진갑용의 번트를 지시한 뒤 파울 됐고, 볼이 된 뒤 치고 달리기 작전이 상대 선발 마리오를 두드렸다. 진갑용한테 과감한 작전을 낸 게 적중했다. 3차전은 배영수, 4차전은 탈보트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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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SK 감독 완패당했다. 왼손 투수 장원삼을 상대하려고 타순을 바꿨는데 타자들이 5회까지 1안타 밖에 못 쳤다. 1회초 찬스를 못 살린 게 아쉽다. 마리오가 최형우에게 만루 홈런을 맞는 순간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도 1, 2차전을 내주고 4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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