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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1 19:03 수정 : 2005.08.11 19:04

"내가 겪어봤으니까 잘 알지요."

이순철 LG 감독이 선수가 타순에 대해 갖는 미묘한 심적인 부담에 대한 지론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심적 부담론'의 요지는 타순배정의 기준이 되는 기록을 떠나 타자의 성격에 따른 위치가 있고 이를 지도자가 잘 판단해 타순을 적절히 배정해야 한다는 것.

이 감독은 11일 문학구장 SK와의 경기가 열리기 전 전광판에 오른 LG 타순을 지켜보다가 "사실 이병규가 중심타순에 들어가고 박용택이 1번으로 가야 하는데..."라며 말문을 열었다.

현재 1번타자 이병규는 시즌 타율 0.320으로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고 모두 117개의 안타를 때려 최다안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반면 중심타선에 포진한 박용택(타율 0.300)은 도루(31개)와 득점(73점)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에서는 이병규(0.381)가 박용택(0.352)보다 낫긴 하지만 기록만을 종합적으로 따진다면 박용택이 이병규보다 1번 타자에 더 맞는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

이 감독은 "박용택은 1번 타자를 하라고 하니까 심적인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 같더라"며 "마음대로 쳐야하는 성격인지라 볼을 고르는 데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1번에는 안 맞는다. 상대 투수보다 자신이 적이 되는 모양새"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다른 사람 같으면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내가 그런 부담을 느껴봤으니까 더 잘 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삼성 시절) 5번을 치라고 해서 얼마나 부담이 심했는지 아느냐"며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것 같기도 하고 바로 앞 4번에 양준혁 같은 덩치 큰 녀석이 있어 위축되곤 하니 정말 심적인 부담 때문에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타순과 궁합이 맞지 않아 생기는 부담을 벗어던지는 법에 대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며 "기록이 점점 떨어지면 자동으로 타순이 바뀌게 마련"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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