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모처럼 10승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지난 10일 뉴욕 메츠전에서 9승을 돌파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과는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하며 4년만의 10승 돌파를 눈 앞에 두게 됐다.
2002년 9월13일 시즌 9승을 기록한 뒤 나머지 4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해 6년 연속 10승 돌파에 실패한 적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제 8월 중순에 접어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찬호에게 올시즌 10승 돌파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렇다면 확실하게 부활을 선언할 수 있는 15승은 가능할까.
과거의 기록을 볼 때 15승 돌파는 다소 벅찬 감이 없지 않다.
박찬호는 14승을 거둔 97년에는 8월1일 10승을 돌파했고 15승을 기록한 98년에는 7월31일, 13승을 올린 99년에는 9월14일 10승을 넘어섰다.
또 18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2000년에는 7월21일, 2001년에는 7월24일 각각 10승 고지에 올랐다. 15승 이상을 기록한 3시즌에서 박찬호는 늦어도 7월말까지 10승을 돌파했다. 15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승리를 거둬야 10승이 되니 올해는 페이스가 2주 정도 늦은 셈이다.
박찬호는 5경기에 한 번씩 등판한다고 가정할 때 남은 시즌 10번 정도 선발 등판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을 포함해 남은 10경기에서 6승을 거두면 15승이 된다는 간단한 계산이 선다.
그러나 올 시즌 박찬호는 22경기에서 9승을 거뒀다.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약 41% 정도 승리를 따냈고 산술적으로는 남은 10경기에서 4승 정도밖에 거두지 못한다는 답이 나온다.
결국 15승 고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연승 행진이 절실한 상황.
마침 소속팀 샌디에이고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경쟁을 벌이고 있어 시즌 후반 승수를 쌓기에는 유리한 입장이다.
박찬호는 10일 메츠전에서 다저스 시절을 연상시키는 위력적인 투구 패턴을 선보였다. 99년에는 마지막 9번의 등판에서 7승을 거두는 뒷심을 발휘한 적도 있다.
과연 메츠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지, 99년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할 수 있을 지, 15일 필라델피아전은 그래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알링턴=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