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8 19:52
수정 : 2013.01.09 08:52
전문가들이 보는 10구단 적합지
“구장 인프라 측면 전북이 앞서”
“인구 많은 수원이 흥행에 유리”
불꽃 튀는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승부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승부의 꼭짓점은 10일 열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평가위원회. 수원 케이티(KT)와 전북 부영은 이 자리에서 자신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야 한다. 이에 앞서 <한겨레>는 구단 단장, 방송해설위원, 전문가 등에게 10구단 적합 지역을 물어봤다. 항목별로 따졌을 때 기업 건전성이나 지속가능성은 수원 케이티(KT)가, 구장 인프라나 야구 이해도는 전북 부영이 낫다는 의견이었다.
일단 기업 건전성과 구단 운영 경험만 놓고 보면 케이티의 절대 우세다. 케이티는 총자산만 32조원, 연매출 28조원인 재계 11위의 알짜 기업이다. 부영도 자산규모가 12조5000억원으로 재계 30위의 건실한 기업이지만 케이티에는 떨어진다. ㅇ방송해설위원은 “솔직히 부영이라는 기업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스포츠단 운영 노하우 등 모든 면에서 케이티가 낫다”고 했다. 케이티는 현재 프로농구, 골프, 게임단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부영은 스포츠단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부분 케이티 편을 들었다.
구장 인프라에서는 전북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전북은 2015년까지 전주에 2만5000석 규모의 신규 구장 건설을 약속했다. 반면 수원은 기존의 수원야구장을 2만5000석 규모로 리모델링하겠다는 방침이다. 프로 구단의 고위 관계자는 “수원구장은 리모델링을 해봐도 소용이 없다. 주차난만 더 가중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수원구장은 협소한 주차장 때문에 파울볼이 자동차 유리창을 깨뜨리는 일이 많아 구단과 관중 사이에 언쟁이 많이 오갔던 곳이다.
야구 이해도 때문에 전북 쪽의 손을 들어주는 전문가도 있다. ㅂ씨는 “야구는 축구나 여타 종목과 달라서 금방 이해할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수원은 야구를 잘하는 고교 등이 없기 때문에 야구 불모지라 할 수 있다. 반면 전주는 전통적으로 고교 야구에 대한 뿌리가 깊어 지역민이 야구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다”고 했다. 야구 열기와 구단 충성도로만 따지면 전북이 낫지 않겠느냐는 평가였다. 하지만 그는 “길게 봤을 때는 대도시(수원)가 아무래도 야구 발전 가능성은 더 있을 것”이라고 했다.
흥행 면에서는 수원 쪽으로 기운다. ㄱ해설위원은 “미국, 일본 프로야구단을 살펴보면 모두 대도시 부근에 몰려 있다. 마케팅에서 성공하려면 기본 인구수가 필요하다”며 “에스케이(SK)와 맞수 구도도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ㅇ해설위원 또한 “전북에 골수팬이 많고, 수원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현대 유니콘스라는 팀 자체가 당시 색깔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와는 프로야구 열기 자체가 다르다. 서울과 인접해서 접근성이 더 좋으면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5개 구단이 수도권에 편중되는 현상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야구인은 “수도권에 또다시 야구단이 생기면 기존 수도권 팀들의 홈관중이 줄어드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새로운 팬 확대가 아니라 팬 나눠먹기가 될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평가위원회의 평가가 나오면 11일 이사회에서 한쪽을 10구단 후보로 결정한다. 이후 구단주 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10구단이 정해진다. 야구인 대부분은 “공정한 심사로 중간에 어떤 외압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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