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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로만 던졌는데 통하네” “야구에 대한 애정은 정말 많은데 그래서 생각도 많죠. 그게 탈이라면 탈입니다.” 이상군 엘지 투수코치는 김광삼(25)이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데도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는 것이 탈이었다고 그동안의 부진을 해석했다. 생각 많은 김광삼. 그가 16일 잠실 현대 전에서 직구 위주의 단순한 피칭으로 6이닝 동안 8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6연패의 팀을 수렁에서 구해냈다. 그는 경기 전 포수 조인성과 “오늘은 직구 위주로 간다”고 협의하고 에둘러 가지 않기로 마음먹고 나왔다고 말했다. 김광삼은 올 시즌(4승4패) 실력에 견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한 직후인 2003년 7승9패, 지난해 8승7패를 거뒀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예년 성적에도 못미치고 있다. 악재도 있었다. 15번의 선발 예고 경기에 8차례나 비가 내렸고, 이 가운데 6차례 경기가 취소되는 등 비가 그를 괴롭혔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제구력 난조. 11일 에스케이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안타는 2개만 허용하고도, 볼넷을 무려 8개나 내주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이 코치는 “맞는 것을 걱정해 자꾸 피해가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술과 담배를 일절 입에 대지 않는 모범생이지만 때로는 배짱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광삼은 16일 경기에 대해 “공격적인 피칭이 통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공 배합에 타자들이 당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단순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공을 믿고 던지는 자신감이 힘의 원천이었던 셈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16일 전적> LG 4-0 현대(잠실), SK 5-4 롯데(문학) 두산 2-2 삼성(대구), 한화 13-11 기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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